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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장론
Fair Growth
안철수의 ‘한국경제 해법찾기’ 시리즈 특별판
CHAPTER 1
∏
좌담회 소개
안철수의 ‘공정성장론’
- 2015 ‘다 함께’ 정책엑스포 혁신경제 파트
◉ 일시 :	

 2015. 4. 7.(화) 오전 10시~12시
◉ 장소 :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 좌담 :	

 안철수 국회의원
	

 	

 홍종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 주최 :	

 새정치민주연합∙민주정책연구원
©2015 안철수의원실
다가오는 40년 장기불황,
안철수의 ‘한국경제 해법찾기’
• 시리즈 1
⟪한국경제 진단 및 미래 성장동력 벤처생
태계 활성화 방안⟫ (2014. 12. 11) - 이근 서
울대 경제학과 교수
• 시리즈2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2015.
1. 13) -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
• 시리즈3
⟪박영선, 안철수가 말하는 경제성장을 위
한 공정한 시장경쟁⟫ (2015. 2. 25) - 박영선
의원
• 시리즈4
⟪경제성장을 위한 '복지투자'⟫ (2015. 3.
25) - 안희정 충남지사
SECTION 1
∏
1. 한국경제 진단
2. 공정성장론 : 총론
3. 공정성장론 : 혁신성장
4. 공정성장론 : 공정분배
5. 경제성장론 비교 - 공급주도성장론 vs 소득주도성장론 vs 공정성장론
6. 공정성장론 : 생산적 복지
7. 공정성장론 : 공정제도
8. 마무리 발언
2
목차
안철수 “박근혜 정부, 단기적 경기부양만 하고 재정만 소진”
홍종호 “미래성장동력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경제체제 개선해야”
이철희 “마주 보고 경쟁 하더라도 유권자 믿고 가는 것이 필요”
이철희 소장(이하 이철희) : 어제도 정책엑스포 때문에 왔었는데
요. 오늘은 많이 참석했네요. 주제는 공정성장론이라서 저는 아
는 바가 별로 없는 부분입니다.
안철수 의원(이하 안철수) : 이철희 소장님을 이해시키면 다른 분
들도 다 이해시킬 수 있다는 목표로 모셨습니다.
이철희 : 홍종호 교수님은 경제전문가로서 4대강 관련 발언을 많
이 하신 분입니다. 공정성장론이 무엇인지 짚어보기 전에 한국
경제가 어디에 와있는지? 문제가 무엇인지 한번 짚어보고 넘어
1. 한국경제 진단
iii
가겠습니다. 안철수 대표께 한국경제에 대한 진단을 부탁합니다.
안철수 : 제가 여러 번에 걸쳐 말했지만, 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
보다 더 심한 40년간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습니
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것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거기에 대해
서 여러 가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넉
달 정도 토론회를 거치면서 조금씩 우리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다듬
고 있는데요. 지금 우리나라 문제점, 크게 보면 두 가지 측면에서 말
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선은 사회・경제적인 측면이 있고, 제도・정책적인 측면이 있
습니다.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인구문제가 저는 가장 걱정됩니
다. 2년 후인 2017년부터 생산가능 인구, 즉 15세부터 64세까지 인
구가 처음으로 줄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시 10년 후가 되면 총인
구 감소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때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해이
기도 합니다. 그 후에 2060년까지 그 추세가 지속합니다. 그래서
2060년이 되면 최대의 역삼각형 인구구조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젊
은이가 어르신 한 분을 먹여 살려야 하는 그런 구조가 만들어지고,
또 2060년이면 국민연금이 바닥나는 해입니다. 그런 것들이 겹쳐서
나타납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지금부터 2060년까지, 우리나라는 지
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부닥쳐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 대외변수도 우리에게 불리하고 돌아가고 있습니다. 엔
화가 약세이고, 달러가 강세입니다. 중국은 2~3년 내로 우리나라 전
분야 산업경쟁력을 다 따라잡을 것입니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이
복합되어 있어서 어쩌면 우리가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그리고 여
기에 덧붙여서 가계부채 문제, 재정이나 기업 부채도 급속도로 증가
하고 있고, 또한 빈부 격차 문제가 이런 와중에 고통을 더해 갑니다.
이런 문제들이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사회적인 문제들입
니다.
제도적으로 이런 것들에 대해 우리가 잘 대처하고 있는가? 잘
못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금 우리 경제구조가 불공정한 구조
라는 것을 다 알고 계실 것입니다.
세 가지 정도 예를 들겠습니다.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을 보면서 만약에 저런 일이 선진국
의 항공사에서 발생했다면 아마 예약들도 대부분 취소되고 주가도
반 토막 나고 CEO까지 바뀌는 그런 일이 생겼을 겁니다. 그런데 그
기간 대한항공 주가를 확인해 봤더니, 오히려 올랐습니다. 유가 하
락으로 인한 이익이 오히려 ‘땅콩 회항’ 그 사건을 상쇄한 겁니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대기업 위주
의 1등은 너무 쉽게 1등을 유지하는,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구조이
iv
기 때문이 아닌가. 이런 것들을 바꾸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대기업
되는 그런 구조가 되어야 우리나라가 좀 더 발전 가능성이 있을 것
이 아닌가. 그런 문제의식을 느끼게 됐습니다.
또 있습니다. 영화산업을 보면 대기업에서 영화를 기획하고 투
자하고 제작하고 배급하고 영화관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
니 중소제작사가 정말 좋은 작품을 만들더라도 기회조차 없는 것입
니다. 그래서 결국 대기업만 계속 1등을 유지하는 그런 시장구조, 독
과점이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그런 구조에 우리가 처해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파라마운트사 같은 경우에,
1948년에 영화관까지 가지고 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소해서
소유하고 있는 영화관을 다 매각하라고 판결이 났습니다. 그 이후로
미국은 영화제작사가 영화관을 같이 소유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
러니까 거기에 비하면 훨씬 못한 구조입니다.
또 하나 사례를 말씀드리면, 제가 했던 소프트웨어산업 쪽입니
다. 그중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시장이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
어, 대기업에서만 쓰는 소프트웨어인데요, 한국은 그 시장이 존재하
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를 살펴보니, 삼성그룹은 삼성SDS에서 삼성
그룹 전용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LG는 LG CNS에서 LG 전용을 만
들고, SK는 SK CNC에서, CJ그룹은 CJ그룹 내 SI 업체, 코오롱 그
룹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산업군을 형성할 수 있고, 세계적인 경
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업이 존재할 수 있는데도, 대기업들이 자신
의 그룹 내에서만 수요를 충족시키다 보니 커질 산업이 못 커지고
있는 겁니다. 그런 산업이 소프트웨어 분야 말고도 굉장히 많이 있
습니다. 이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더 발전하기는 힘들
다. ‘한계에 도달했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철희 : 힘들다. 위기다라는 말씀하시는데, 지금 집권하고 있는 박
근혜 대통령이나 집권세력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고 있
다고 보십니까? 방향이 틀렸습니까? 아니면 정책수단이 없는 것입
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안철수 : 지금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 두 가지가 창조경제와
초이노믹스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둘 다 제가 보기에는 중장기적으
로 우리나라를 혁신할 수 있는 구조개혁 방안이 아니라, 단기적인
경기부양만 하고 있다고 봅니다.
단기적 경기부양만 하고 효과가 사라지면, 재정만 소진하고 아
무런 효과가 없는 것이죠. 일본이 장기불황에 빠진 이유가 급속하게
재정소진을 해서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나라도 일본식 장기불황에
더 빨리 빨려 들어가게 만드는 정책을 지금 정부에서 쓰고 있는 것
이 아닌가 합니다.
v
이철희 : 잘 못한다는 얘기죠?
안철수 : 아, 그렇게 설명했으면 좋을 텐데…. (웃음)
이철희 : 문재인 대표님이 오셨는데, 선거 때문에 무척 바쁘실 텐데
와주셔서, 행사를 치르고 있는 입장에서 굉장히 고맙고요. 또 제가
정치평론가인데, 안철수・문재인 대표가 같은 자리에 있는 것을 보니
좋습니다. 지지층들이 아마 반길 것 같습니다. 홍 교수님 보시기에
안 대표가 맥을 잘 짚고 있습니까?
홍종호 : 지금까지 하신 말씀들, 특히 현재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짚
은 것은 원론적으로 제대로 짚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원론적으로 짚고 있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부족합니까?
홍종호 : 왜냐하면 직접 집권을 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
에, 여러 가지 제약이 있겠지만, 여하튼 정치인으로서 현 정부의 정
책이나 현재 경제를 진단하는 데 있어서는 잘 짚고 있다고 생각합니
다.
이철희 : 홍 교수께서는 지금 한국경제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
까?
홍종호 : 제가 한 열흘 전에 베트남을 갔다 왔습니다. 베트남의 국립
사회과학원의 대학원생들에게 한국경제의 성장비결이 무엇이냐, 발
전전략에 관해 설명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한 100명 이상의 대학원
생과 이야기했는데, 제가 강의를 준비하면서 느낀 것은, 그쪽 학생
과 교수들은 한국이 엄청난 고도성장을 이루었고 우리가 과연 저들
을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눈으로 제 강의를 들었습니다.
제가 얘기를 하면서는 과거 우리나라가 70년대, 80년대를 거
치면서 정부에서 여러 가지 자원들을 집중적으로 몰아줘서 대기업
을 키웠고, 또 중화학 산업을 육성해서 불균형 성장을 추구해서 중
국 이전에는 세계 최고의 고도성장을 구가했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
면 과연 우리가 자랑할 것이 무엇인가 하는 고민이 먼저 들었습니
다.
현시점에서 보면 과거의 경제성장 동력이라 할 수 있었던 대기
업이 오히려 불공정 문제를 낳고, 비효율성을 낳는 문제들이 발생하
vi
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자살률이 OECD에서 가장 높은 것처럼, 성
장은 하고 있지만 성장 동력이 떨어지면서 사회적 문제가 악화되고
있는 이런 것을 볼 수 있어서 제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강북의 고등학교에서 특강을 할 기회가 있었습
니다. 그런데 제가 학생들에게 마지막에 질문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오늘 강의를 듣고 나서 한국의 미래가 밝은 것 같으냐” 했더니 한결
같은 목소리로 “우울해요”라는 답이 나와서 이런 모든 문제가 이제
는 단기적인 경기부양 정책에 매몰되서는 안 되고 좀 더 구체적인,
좀 더 미래지향적인 현재의 고통을 감내하면서라도 미래의 성장동
력을 다시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경제체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생
각을 했습니다.
이철희 : 시장은 그냥 내버려두면 이런저런 폐해들이 생깁니다. 결
국, 시장의 문제를 정부가 개입해서 교정하고, 안내한다고 할까요?
그런 부분들이 필요할 텐데, 홍 교수는 현 집권세력의 리더십만 문
제가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 전체를 통틀어서 우리 사회의 지도층이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홍종호 : 저도 사실은 논문 쓰고, 학생들 가르치는 백면서생이었는
데, MB정부 들어서서 대운하사업, 4대강 사업 추진하는 얘기를 듣
고, 한 나라의 명운이 최고 권력자에 엄청난 영향을 받는구나. 경제
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국토 생태적으로나 가능하지 않은 사람이
라고 생각했는데, 최고 권력자가 그러한 의지를 갖추고 있으니까 온
갖 수단이 동원되면서 추진이 되는 것을 봤습니다.
물론 대운하사업 자체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어쨌든 그 이후로
제가 생각한 것이 경제라는 것이, 경제전문가가 순수하게 바라본다
고, 어떤 대안을 내놓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정말 냉철한 지
식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제대로 된 정치지도자가 얼마만큼 국가 경
제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중요한지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그런 지도자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당파
적인 이해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분명한 비전을 가지고 20년 만이라
도 달라질 수 있는 그런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지도자가 참으로 필
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안철수 대표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정치권 밖에 있다가 정
치로 입문 하셨고요. 저는 사실 정치권 안에서 지켜보다가 지금은
밖에 나와서 보고 있는 입장인데, 밖에서 볼 때 정치권에 대한 시각
은 굉장히 나쁩니다. 특히 정치권은 국회를 말하는 것인데, 몸담아
보시니까 입법부가 왜 시장의 문제를 교정하거나 이런 데 둔감하거
나 더디고, 일반 국민이 정치의 효용에 대해서 잘 못 느낀다고 생각
합니까? 시나리오에 없는 질문입니다.(웃음) 그래서 솔직한 답변이
나올 것 같습니다.
vii
안철수 : 제가 등원한 지 2년이 안됐습니다. 와서 느낀 점들이 몇 가
지 있습니다.
우선은 어쩌면 여기서 계속 있다 보면 상대방만 보이고 국민들
잊어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워낙 정치라는 것이 상대
가 있는 것이고, 원래는 우리가 대변하는 국민을 위해서 상대방과
싸우는 것이죠. 그런데 그러다 보면 오히려 상대방만 보이게 되고,
상대방과 싸움에서 승리하면 이긴다고 착각에 빠질 수 있겠구나 싶
었습니다.
사실은 그게 이기는 것이 아니고, 국민이 심판관 아니겠습니
까. 국민이 보고 있다가 쓰러진 사람도 손을 잡아서 일으켜주면 그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것입니다. 판단은 국민들이 하는데, 어쩌면 정
치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회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까, 예전에 제가 회사를 하고 대학
교에서 행정도 하고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예전에 했던 일들에
일종의 복기였습니다. 결산을 먼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거
기에서 잘못된 일이 있으면 왜 잘 못 됐는지를 제대로 검증해서 다
음에 예산을 세울 때 그것을 토대로 해서 훨씬 더 발전적인 계획들
을 세우기 마련입니다.
제가 몸담았던 조직에서는 예전에 했던 일에 대해 검증을 먼저
하고 그 다름에 예산을 세우는데 국회에 와서 보니까 결산을 신경
쓰지 않고 예산만 신경을 쓰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정부에
대한 견제도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국회가 정말로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은 결산이 먼저이고, 그 결산의 근거를 바탕으
로 예산을 수립할 때 반영하면 국가재정도 굉장히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 텐데, 어떻게 하면 이것을 제도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을지 거
기에 대한 고민이 깊습니다.
이철희 : 저도 TV토론 같은 곳에 나가보면 상대와 싸울 때가 있습니
다. 각자 주장이 달라서 싸우기보다는 감정을 자극하면 발끈해서 싸
웁니다. 그렇게 막 치고받으면 시청률이 올라갈 것 같은데 의외로
시청률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보는 사람들이 “저것들 왜 싸우냐”라는 양쪽 다 비판하는 경우
가 있습니다. 옳고 그름이 서로 마주 보고 싸우면 분명합니다. 그리
고 지금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책적 차이가 크다고 여러
분이 느끼실 텐데, 일반 유권자나 대중의 눈에는 그 차이가 안 느껴
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과도하게 싸우면 그 자체가 싫어지는 것입니
다. 마주 보고 경쟁을 하더라도 유권자를 믿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
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이 경제 어젠다로 터닝
viii
한 것에 대해 굉장히 잘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이 문제로 실력을 보
여주는 정당으로 커 가기를 개인적으로 희망합니다.
ix
안철수 “공정성장론의 3대 요소 : 혁신성장, 공정분배, 생산적 복지”
홍종호 “소득불평등 심한 남미경제에서 공정성장(Fair Growth) 개
념 언급”
이철희 : 공정성장론이라는 것이 오늘 토론의 핵심입니다. 안철
수 대표를 서포트하는 분들은 정부의 공급주도 경제성장, 또 문
재인 대표가 제기하신 소득주도성장과 다른 것이라고 누누이 강
조합니다만, 그렇게 다르다는 것보다 공정한 성장이라는 단어를
왜 선택했는지 공정성장론을 설명해 주십시오.
안철수 : 공정한 제도하에서 혁신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공정하
지 않으면 혁신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면 우리는 다시 재도약할 수 있
다는 관점입니다.
제가 초기에 40년 장기불황 때 우리 경제・사회적인 변수뿐
만 아니라 제도적인 문제도 말씀드렸는데요. 우리 사회가 아직
2. 공정성장론 : 총론
x
도 공정하지 못하다. 대기업이 큰 노력하지 않고도 1등 할 수 있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중소기업이 대기업이 될 수 있
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우리나라가 재도약할 수 있는 유일하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 말씀을 드리고, 공정한 제도하에서 혁신이
일어날 수 있고, 다시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
다는 것이 제 요지입니다. 거기에는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드리면
세 가지 핵심 요소가 있습니다.
▣ 공정성장론의 3대 요소 : 혁신성장, 공정분배, 생산적 복지
혁신성장이 있고 공정한 분배가 있고, 생산적인 복지가 있습니
다. 그래서 혁신성장을 통해 얻은 과실이 MB정부 때처럼 낙수효과
만 믿고 그냥 놔두면 분배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것
이 공정한 분배 그리고 생산적인 복지로 선순환되어야 하고, 다시
또 공정한 분배가 생산적인 복지의 동력이 되는 기반입니다. 세부내
용들이 여러 가지 있습니다.
이철희 : 총론을 말씀해주셨는데요. 홍 교수님 시비를 좀 걸어 주시
죠.
홍종호 : 사실 공부한 사람들은 하나의 거대담론을 만드는 데 익숙하
지 않습니다. 이것을 과연 묶어서 공정성장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
이 잘된 것인가. 저 말을 들었을 때 누구든지 쉽게 와 닿느냐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인 거 같습니다.
제가 어제 영어로 찾아봤는데, Fair Growth가 되겠죠. 형평성
과 효율성을 얘기하는 것인데, 두 개가 서로 모순되는 것입니다. 경
제학에서 형평성과 효율성을 같이 만족 시키는 것이 가장 큰 난제입
니다. 제가 구글에서 찾아봤는데 이론적 근거가 있더라고요.
Fair Growth를 찾아봤더니 미국 글로벌발전센터(Center for
Global Development)라는 곳에서 책을 발간했는데, 이것을 알고 하
신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특히 남미경제 같은 경우에 소위 워싱턴
컨센서스에 따라서 효율성, 시장개방 이런 식으로 계속 대기업 육성
을 했는데, 실제 성과는 없고 일자리는 만들어지지 않고 세계 최악
의 소득불평등도만 커졌다. 이제는 단순히 시장개방, 효율성만을 추
구하는 것이 아니고, 궁극적인 목적은 공정성, 즉 소득 불평등을 해
결하고 중소기업을 키우는 여기에 초점을 맞출 때 성장도 가능하고
동시에 공정성도 담보된다. 이것이 책의 요지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물론, 한국이 남미만큼 소득 불평등이 심
하지는 않죠. 그렇지만 다들 느끼듯이 기업소득은 계속 올라가고 가
계소득은 정체상태고 격차는 OECD 최악의 수준이고요. 재분배도
xi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이런 상황이라고 보면 문제의식은 공
유할 수 있다.
그 책에 보면 ‘침묵하는 다수’라는 표현을 쓰는데, 남미는 70%
의 중산층과 빈곤층이 결국은 지금까지 잘못된 정부의 정책으로 고
통을 받았는데, 이 사람들의 힘을 북돋워 주는 공정한 성장이 필요
하다. 이런 것이 책의 요지입니다. 이런 것들이 한국에서 노인계층,
빈곤계층, 서민, 중산층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어서 그런 차원에서
공정성장론이 어느 정도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그 책을 참고하신 겁니까?
안철수 : 아닙니다. 그런데 저도 사실 이름을 지을 때 고민이 있었습
니다. 공정성장론의 중심은 혁신입니다. 그런데 저 용어를 제가 대
선 때 저의 중심 경제 아젠다로 혁신경제를 내세웠습니다. 그때와
사실은 개념이 비슷한데요.
일주일 후에 박근혜 캠프에서 저희를 모방해서 창조경제라고
냈습니다. 지금은 사실, 혁신과 창조가 개념은 다릅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혁신이나 창조나 비슷한 것 아닌가 하는 것이 일반인들 인식
일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름을 혁신성장론이라고 하면 창조경제와 다른
것이 무엇이냐 하는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핵심적으로는 혁신성장론이 맞는데, 그 용어를 못 쓰고 그나마 혁신
이 일어날 수 있는 기반이 공정이니까, 공정한 제도, 공정한 감시이
니까 그렇게 용어를 만들었습니다.
이철희 : 모르고 만들었는데, 이론적인 근거가 있다고 설명해 주시니
까 수준이 서머스 정도의 경제 식견을 가진 것으로 자연스럽게 올라
갔습니다. 둘이 짜신 것은 아니죠? 공정성장은 공정해야 성장이 이
뤄지고 성장의 과실이 공정하게 분배될 수 있다. 이런 것 아닙니까?
안철수 : 그럼요. 그래서 공정해야 성장도 가능하고 그 과실도 공정
하게 분배되어야 되고, 그리고 복지를 위해서도 공정한 조세제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기에 있는 3가지 요소 모두가 공정성이 가장
근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철희 : 그러면 각론으로 들어가서, 혁신성장부터 설명해 주십시오.
xii
안철수 “혁신성장의 3대축 : 시장구조개혁, 신산업전략, 북방경제”
홍종호 “혁신이야말로 성장의 동력, 각종 제도의 큰 변혁 필요”
이철희 “대기업도 개성공단 참여해야 남북경협 목소리 커져”
안철수 : 우리가 어떻게 하면 성장할 수 있는가. 저는 우리가 3가
지 성장축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먼저는 지금 현재 시장구조개혁입니다. 지금 가장 단
순하고 거칠게 표현하자면 우리나라는 대기업이 있고, 중소기업
이 있고, 신생창업기업이 있습니다. 지금 상태로 가면 우리가 근
본적인 변화를 하지 않으면 여전히 우리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구조가 변화되는 것이 바람직한가. 지금
현재 대기업 체제는 글로벌 전문 대기업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아모레퍼시픽 대표적인 글로
벌 경쟁력을 가진 전문 대기업입니다. 그런 체제들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인데요. 반면에 우리나라 내부에서만 존재하는 아까
3. 공정성장론 : 혁신성장
xiii
말씀드린 SI 소프트웨어 사업이라든지, 호텔도 저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신라호텔,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하고, 서비스 만족도도 세계
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왜 메리어트 그룹이나 힐튼 그룹처
럼 호텔전문 대기업이 되지 못할까 따져 봤더니, 우리나라에서 30대
대기업 중에 자체 호텔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이 22개입니다. 다른
그룹의 호텔을 이용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아마 그것도 큰 산업
이, 전문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전문 대기업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
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저런 대기업 구조를 글로벌 대기업 구조로
바꾸면 우리는 다시 새로운 산업이 폭발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중소기업, 중견기업의 문제가 절대로 그들이
대기업이 못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난 30년 동안 대기업이 된 기
업은 손꼽습니다. 그나마 인터넷기업 NHN 같은 곳이 대기업 수준
으로 올라섰고, 웅진그룹 같으면 올라섰다가 다시 추락하고, 팬택도
마찬가지로 추락하고.
그래서 중소기업으로 탄생해서 대기업이 된 경우가 거의 없습
니다. 이런 구조들을 바꿔야 하는데요. 그 핵심에 뭐가 있느냐 하면
연구개발이 있습니다. 연구개발 투자가 대기업이나 벤처기업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굉장히 낮은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경쟁력이
절대로 생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벤치마킹해 볼 대상이 독일의 히든 챔피언입니
다. 제가 지난 2월에 독일에 가서 봤더니, 히든 챔피언들은 그 경쟁
력을 계속 유지하는 비결이, 그리고 세계 1, 2위의 경쟁력을 가진 비
결이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혁신하는 것입니다. 지금도 1, 2위인데,
혁신속도가 세계 어디보다 빠르다 보니, 세상의 어떤 기업, 대기업
조차도 이 기업들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금 현재 국가에서
R&D가 17조 정도 되는데요. 대기업에 많은 부분 가고 있습니다. 이
부분도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해서 중소기업들이 히든 챔피언이 될
수 있게, 그리고 우리나라 국책연구소들도 아예 둘로 나눠서 완전히
기초과학 연구와 중소기업을 히든 챔피언으로 만드는 중소기업 전
용 R&D센터로 변신하는 것이 저는 맞는 방향이라고 봅니다. 그렇
게 해서 중소기업도 저렇게 구조개혁이 필요합니다.
또한, 창업기업들도 벤처기업으로 성장해야 하는데, 현재 정부
정책의 문제는 창업비용 대주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실패
확률은 높습니다. 시장구조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 그리고 한번
실패하면 재도전 기회가 없습니다. 저는 이것을 보면서, 예전에 이
공계 기피현상이 심할 때 그것을 바로 잡으려면 필요한 정부정책은
뭐였겠습니까.
xiv
이공계를 졸업한 사람들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정책, 그래서
이공계 졸업생들을 많이 취업시키는 회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그런
정책, 그런 정책이 근본적인 해결책일 겁니다. 그런데 제가 알기에
는 그런 정책은 나오지 않았고, 이공계 장학금이 나왔습니다. 무조
건 많이 들어오게만 하고 그다음은 나 몰라라. 그것은 국가가 할 일
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일 문제가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액이 1년도 안돼
서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부실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데요. 굉장히
위험합니다. 1년 전과 지금이 기업 성공 확률 펀더멘탈이 바뀐 것이
없는데, 왜 갑자기 보증규모가 늘겠습니까.
그래서 지금 정부가 할 일은 창업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왜 실
패 확률이 높은가를 따져봐서 실패확률을 낮춰주는 정책들을 많이
만들고 그다음에 한 번 실패한 사업가들, 도덕적으로 결함이 없고
최선을 다했으면, 재도전 기회를 주는 정책들, 그런 정책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분야에 대해서는 한 시간 정도 말씀드릴 정
도로 정리는 되어 있습니다.
이철희 : 문재인 대표께서 열심히 들으시고 메모하는 모습을 보면 어
떤 생각이 드십니까?
안철수 : 제가 대학교수도 아닌데, 적으실 필요 없습니다. (웃음)
이철희 : 와서 열심히 들어주니 고맙죠. 저는 문재인 대표께서 얼굴
비추고 나갈 줄 알았는데 쭉 계셔서 좋습니다. 메모까지 하시고 분
위기가 매우 좋습니다. 홍 교수님 보탤 말씀이 있습니까?
홍종호 : 저도 개인적으로는 혁신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혹자들은
20세기는 케인즈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슘페터의 시대다. 슘페터가
혁신을 내걸었죠. 그래서 저도 참 좋아하는 말입니다.
간단히 통계하나만 말씀드리면, 현재 한국의 중견기업 숫자가
전체 100에서 0.15%이고, 고용은 7.4%에 불과합니다. 반면에 독일
은 8.2%에 중견기업, 고용은 거의 30%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게 극명하게 대비가 되는 사항입니다. 경쟁력 관련해서는
2000년 이후로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수출 점유율 1위를 차지
하는 품목의 숫자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답보 상
태인데요.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그사이에 거의 두 배가
뛰었습니다.
새로운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은 우리가 충분히 있다
고 봅니다. 그런데 그런 여건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 것 아닌가.
xv
그래서 혁신이라는 것이 결국 성장의 동력이 될 수밖에 없고
그런 차원에서 각종 제도의 큰 변혁이 필요하다. 간단히 그렇게 말
씀드립니다.
이철희 : 제가 얼마 전에 본 책에 의하면, 스웨덴의 정당이 내 걸었던
구호 중의 하나가, 안전해야 창조가 가능하다는 내용입니다. 복지
이야기를 하면서 실패해도 기본적인 삶의 조건이 충족되면, 또 도전
하고 도전하는데, 한번 하고 망하면 도전하기가 어려우니까 이것이
공정하면 사실 혁신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커지는 거 같아요. 그런
말씀이죠?
안철수 :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원래 창업이라는 것이 성공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그래서 제정신 가진 사람은 창업할 결심을 못 합니
다. 그게 전 세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창업이 일어나지
않으면 경제적인 활력이 떨어지지 않습니까. 그래서 선진국에서 썼
던 방법은 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위험요소들을 사회가 분담해서
나눠 가집니다. 개인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도를 줄여주면
정상적인 사람도 창업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미
국의 실리콘밸리에서도 창업이 많이 일어나게 되고, 스웨덴 사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는 개인이 창업에 따른 모든 책임을 다 지
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러니까 멀쩡한 정신 가지고 창업이 일어날
수 없죠.
이철희 : 공정성장론의 두 번째 부분이 공정분배인가요?
안철수 : 아닙니다. 지금 성장의 축이 3가지인데, 이제 하나 설명해
드렸습니다. 강의가 아니니 이제부터 짧게 하겠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는 가장 기본적인 시장구조개혁입니다. 지금 대
기업, 중소기업, 창업기업들 전부 구조를 바꿔야 우리가 새롭게 성
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 덧붙여서 필요한 것이 산업전략입니
다.
산업전략이 있으면 거기에 하나 더 보태서 더 많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현재 대기업들은 FAST
FOLLOWER 추격자 전략, 남들을 복사하는 전략으로 지금에 이르
렀습니다.
그런데 이 기업들은 다시 FIRST MOVER 개척자 전략을 써서
남들이 안 간 부분으로 가야 합니다. 이제 대기업들에 맡겨놔도 충
분히 우리는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중소기업 중에 FAST FOLLOWER 전략을 썼던 제조
업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는 여기까지가 한계고 새롭게 개척자
xvi
전략을 쓰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실력이나 자금이 부족합니다. 그런
쪽에서 할 수 있는 전략은 IT나 융합전략인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팩토리라는 개념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
런 식으로 기존의 제조업 경쟁력에다 IT나 다른 융합기술을 접목해
서 새롭게 경쟁력을 창출하는 방법을 써서 앞으로 나가야 합니다.
스마트팩토리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스마트팩토리 산업도 촉
진해야 하지만 거기에 기반이 되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로봇이라
든지, 사물인터넷으로 불리는 IOT나 이런 쪽이 있는데, 그 산업들도
같이 육성하지 않으면 우리는 남들 좋은 일만 시킵니다. 기반 기술
들 다 외국에서 수입해야 합니다.
그 밖에 우리가 여러 가지 다양한 분야에서 아직도 많이 뒤처
진 분야가 있습니다. 거기는 충분히 추격자전략 써도 됩니다. 대표
적인 것이, 바이오 산업, 에너지 분야, 항공우주분야 등은 처음부터
개척자처럼 할 필요 없이 남들이 해 놓은 것 중에서 잘 된 것들 빨리
추격하는 것으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습니다.
홍종호 : 산업정책에 대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통
상 경제학자들이 시장 질서를 제대로 잡아 놓으면 어떤 산업이 유망
한지는 기업이 결정한다는 것이 원론적인 얘기인데, 저는 여기에 꼭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가장 선진국인 유럽이나 미국도 필
요하면 정부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할 산업을 선정해서 R&D 지
원 등 여러 가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금융위기가 오니까 녹색 뉴딜이
라고 하면서 녹색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그런 접근을 한 적이 있
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의 자생적인 경쟁력이 있는 기업과 산업의
출현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집중적인 특정분야 육성도 중요한 데,
그런 차원에서 저는 재생에너지나 에너지 분야에 그러한 정책이 중
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다음은 북방경제 설명해 주시겠습니다.
안철수 : 지금 현재 대북관계를 개선하고, 경제교류를 시작하면서 우
리가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개성공단이죠. 지금 1차 계획 정도도 아직 제대로 되고 있지
않습니다. 원래 계획했던 공장부지의 10분의 1 정도 활용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저는 농산물보다 공산품이 더 위기에
봉착한다고 봅니다. 2~3년 후면 모든 산업분야에서 중국이 우리를
다 따라잡을 것이고, 거기에서 기술력과 가격을 가지고 중국의 공산
품들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면 우리나라 중소기업들 살아남기 힘듭니
xvii
다. 그럴 때 개성공단을 이용해서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
다.
또한, 북한에 있는 많은 자원과 인프라 투자 하면서 다시 기회
를 가질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면 부산항을 기점으로 물류를 중국
이나 러시아까지도 연결해서 물류라든지 가스 파이프 라인이나 전
력선들, 예전에 손정의 회장을 만났을 때 그분의 구상이 글로벌 스
마트 그리드였습니다. 스마트 그리드라는 것이 한 국가 내에서 전력
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쓰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만약에 한・중・일・러시아까지 4개국 간에 전부 전력선들
이 연결되어 스마트 그리드를 가동한다면, 정말로 효율적으로 전력
을 나눠 쓸 수 있습니다. 모든 국가에 도움이 되고, 우리나라 원가가
일본보다 굉장히 낮은 편인데요. 남는 전력을 수출할 길도 열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앞으로 우리가 발전할 수 있는 여지
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돌발질문하나 드리겠습니다. 북한을 하나의 시장으로, 경제
권으로 만드는데 왜 대기업들이 소극적일까요?
홍종호 : 글쎄요, 주변의 많은 사람이 하는 얘기지만 북한과 우리가
연결만 된다면 파이프라인을 통해서 가스를 가져올 수도 있고 전력
망도 될 수 있고, 지금은 사실상 남한이 하나의 섬과 같은데요. 그런
면에서 엄청난 산업적인 기회가 있는 것이 사실인데, 통상적으로 하
는 얘기는 북한이 저렇게 위험한 상황에서 누가 투자를 하겠는가.
소위 컨트리 리스크(country risk)가 너무 높다는 것이죠.
그 부분은 저는 외교나 안보 전문가가 아니므로 깊이 드릴 말
씀은 없지만, 북방경제를 논하기 전에 과연 북한과의 어떤 외교적,
전략적 관계 개선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정치권의 고민이 선행되
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북방경제, 북한으로 시장을 열지 않아도 대기업들은 충분히
수익이 나니까 동기부여가 잘 안 된다는 측면도 있는 것 같고, 불안
하니까 가기 어려운 것 아닌가 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대기업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친화적으로 움직여야만
더 쉽게 열리고 더 안정적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문제의식이 있습니
다. 그런 점에서 개성공단에도 너무 중소기업만 있으니까 목소리가
너무 작게 들립니다. 큰 기업들이 들어가면 남북 간의 경제협력이라
는 것이 더 힘 있게 갈 수 있다는 얘기도 하던데, 그렇게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xviii
안철수 : 저도 동의합니다. 정부가 투자 안전 보장에 대해서 확실하
게 보장을 받아내고 거기에 따라서 대기업도 함께 진출하고 그런 그
림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이철희 : 북방경제까지 했고요. 이제 분배 복지문제 설명해 주십시
오.
xix
안철수 “공정분배의 3요소 : 혁신성장 통한 일자리 창출, 시장감시강
화, 비정규직 해소”
홍종호 “비정규직 소득 보장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 필요”
안철수 : 분배문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되게 할 것인가.
그런데 모든 것을 다 포괄하지는 않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3가지 정도라고 봅니다. 일단 혁신경제를 통하면 일자리가 창출
된다는 것은 제 설명을 들으면 이해하실 겁니다.
그러면 일자리 창출 자체만으로도 민간소득 증대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많은 자영업자분들이 만약에 일자
리가 있다면 자영업보다는 취직을 택할 것이고, 그러면 여러 가
지로 소득증대가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 관행들 때문에 중
소기업이 제대로 이익을 못 내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정부가 제
대로 시장 감시를 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권한이 강화되고, 투
4. 공정성장론 : 공정분배
xx
명하게 활동을 한다면 저 문제도 많이 해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러면 중소기업도 직원들에게 좀 더 많은 보상을 줄 수 있는 여력이
생길 수 있는 셈이죠.
세 번째로는 비정규직 문제가 큰 문제입니다. 여러 가지 이야
기가 있습니다. 2년을 4년으로 늘리겠다는 것이 새누리당 안으로 알
고 있습니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결
국 저는 핵심적인 정책이 한 사람을 중심에 놓고 이 사람이 2년 이상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자리 자체
가 2년 이상 필요하다면 거기에 대해서는 정규직을 꼭 뽑아야 한다.
그렇게 일자리 기준으로 정규직을 뽑도록 하는 것이 더욱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가 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통해서 충분히 성장의 과실이 분배로 선순환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철희 : 홍 교수님께 여쭙겠습니다. 비정규직 문제가 단순히 고용의
유연성 이런 측면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대기업이나 기업들이 이익을 더 많이 내기 위해서 더 편리한
수단으로 비정규직에 집착하거나 많이 늘리거나 하는 측면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나라 비정규직 문제가 더 악화되어
있는 것 아닙니까?
홍종호 : 예, 그런 면이 있습니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로 비
정규직이 집중적으로 많이 증가해왔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소위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표방하면서 악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저도 학
교에서 학부생, 대학원생을 졸업시키면, 서울대를 나온 학생들도 실
제로 비정규직으로 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구조
적인 문제도 있기는 합니다.
기술 집약적인 경제구조로 바뀌면서 노동시장에서 격차가 커
지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지만, 정책적인 차원에서 문제들도 있어서
그런 문제들이 비정규직을 완화하고 일정한 소득을 보장해주기 위
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해고가 쉽고, 비정규직이 많아져도 복지만 잘 되어 있다면
그런대로 버틸 여력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그것조차 없는데 비
정규직으로 가면 삶이 황폐해지는 상황이 벌어지니까 그래서 우려
스럽다는 말씀입니다.
xxi
안철수 “소득주도성장론은 한 부분, 기업 결심 없으면 실행 어려워”
홍종호 “정책 혼합이 중요, 임금주도성장에 일자리 창출 전략도 함께
수반해야”
이철희 “큰 방향 제시와 함께 당면 과제 해결도 노력해야”
이철희 : 문재인 대표가 가셨습니다. 공급주도 성장과 소득주도
성장과 공정성장 간의 차이가 무엇인지 짚어 주십시오. 차이를
설명해 주시죠.
안철수 : 계실 때 해야 하는데하는데…. (웃음) 지금 현재 박근혜
정부에서 공급주도성장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결국은 규제 철
폐해서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할 수 있게 해주면 거기에 따라서
고용이 증대되고 소득이 증대된다. 그 이야기인데요.
사실 MB정부 때 낙수효과 아니라는 것, 모든 사람이 다 알
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대기업 위주, 수출 위주, 제조업
5. 경제성장론 비교
xxii
위주 이런 패러다임에 여전히 갇혀 있는 상태에서는 경제위기 극복
못합니다. 이것은 명확한 사실이라고 봅니다.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해서는 맞는 방향인데, 저는 부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소득주도 성장론은 임금을 인상하면 구
매력이 생겨서 많은 내수가 촉진되고 거기에 따라서 기업이 다시 투
자하고 고용을 하고 선순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결심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
입니다.
현재 기업을 움직이게 할 정부 수단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
다. 그것이 가장 큰 고민입니다. 어떤 분은 그런 말씀 하셨습니다. 일
본에서 미국에서 지금 현재 임금인상하고 있으니까 그것이 맞는 것
아니냐. 그거 아닙니다.
왜냐하면, 일본 같은 경우는 인구감소가 이미 시작됐죠. 이미
우리나라보다 훨씬 전에 생산 가능 인구 감소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총인구감소가 시작됩니다. 제가 일본에 가서 물어보니까 기업 입장
에서 노동인구 자체가 부족해서 비정규직으로 공고를 내면 사람들
이 안 온답니다. 정부에서 시켜서가 아니고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사
람을 뽑을 수 있고 임금을 올려줘야 한답니다. 아베가 한다고 해서
그런데 아니고요.
그래서 국가마다 처해있는 경제 상황이나 사회인구학적으로
달라서 그것을 일본에서 하니까 우리도 될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
다. 지금 여전히 한국 기업들은 노동력 귀한 줄 모르고 움직이지 않
고 있다는 것이 소득주도 성장론에 가장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제가 오늘 설명해 드리는 공정성장론은 공정한 제도하에서 혁
신이 일어나게 해야 하고 그리고 그 혁신이 성장을 통해서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되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 우리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
는 길이다. 그런 말씀드립니다. 한계는 정부의 추진 의지가 있으면
되는 일입니다. 물론 저항도 많을 텐데요. 의지가 있고 제도가 있으
면 되는 일인데, 지금 현재 정부에서 의지가 없으면 힘든 일이 아닐
까 싶습니다.
이철희 : 제도를 바꾸려면 역시 정부나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바꿔야 하는데요. 소득주도성장의 한계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최
근에 워낙 소득주도성장을 많이 얘기하고, 그것이 현 정부가 취하고
있는 공급주도성장과 대비되는 지점이라, 소득 올려서 소비 늘려서
경제 성장하는 것 옳은 것 아니냐 이렇게 저도 받아들이고 있는데,
그게 좀 한계가 있다고 하니까 저도 좀 뜻밖입니다. 홍 교수님 어떻
게 보십니까.
홍종호 : 공급주도 같은 경우는 80년대 레이건 정부에서 세금 깎아
주면 투자 활력이 일어나서 심지어 세금이 더 걷힐 수도 있다 이런
xxiii
식의 사실, 이것은 그 후에 맞지 않는다는 것은 검증됐고요. 그래서
현 정부에서도 여전히 법인세를 움직이지 않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
구하고 최저임금을 올려야겠다. 소득주도 성장론의 일부분을 차용
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득주도 성장론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반 국
민에게 들었을 때 이것이 캐치프레이즈로써, 원래 이론적으로는 임
금주도 성장론이죠. 소득으로 확장을 해서 말씀을 하고 계시는데,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 입장에서 정책적인 수단이 뭐가 있
을까를 생각해 보면 일정한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 이것 외에 인위적으로 시장
에 개입해서 임금을 좌우할 수 없는, 기본적으로 임금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어서 그런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정성장론은 가장 최근에 등장한 것인데, 아까 말씀하신 것
중에 공정성장이 있으면 혁신을 가져온다. 이 부분의 링크가 사실은
구체적인 일자리정책이나 혁신정책이 수반되지 않으면 시장 자체를
만든다고 해서 획기적으로 혁신의 새로운 산업에 뛰어들 수 있는 여
건이 충분하겠는가에 대해서는 역시 검토해 볼만 부분이라고 생각
합니다.
이철희 :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것이 매력적이고 좋기는 한데, 정책수
단이 많지 않다는 말씀이고, 최저임금 올리는 것에 대해서도 우리나
라에서는 상당히 많은 공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랬을 경우에 생기
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경고도 일부에서 한 것으로 들었습니다.
우선 마음이 급합니다. 경제가 안 돌아가고 먹고 사는 것이 힘드니
까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임금을 올려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으
냐, 워낙 절박하니까 그런 요구들이 있을 텐데, 거기에 반해서 공정
성장이라는 것은 제도 바꿔서 가는 거면 시간이 좀 걸리는 문제라
서, 듣기에 따라서 좀 한가하다 이렇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 부분
을 보완해서 설명해 주십시오.
안철수 : 지금 초이노믹스 처음 할 때, 저는 나름대로 기대를 했던 측
면이 지금 현재 우리나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결국,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구조개혁인데요. 그 구조
개혁 자체가 굉장히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면 그 고통을 경감하기 위
해서 단기적인 경기부양을 하는 겁니다. 그런 순서로 나갈 줄 알았
습니다. 그런데 결국 중장기적인 구조개혁은 안 하고 단기적인 경기
부양만 했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공정성장론도 그 효과를 나타내
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개혁과제들을 우선으로 하고 단기적인 경
기부양책이나 산업정책들 가능하다고 봅니다.
xxiv
이철희 : 단기적으로도 산업정책이나 경기부양을 통해서 먹고 사는
문제를 조금 풀어줄 필요가 있다는 말씀이시죠? 언뜻 들으면 이것
을 너무 차이에만 초점을 맞춰서 이해하면 다르게 이해할 여지가 있
을 것 같아서 부연설명을 부탁했습니다. 교수님도 그렇게 보시는 거
지요?
홍종호 : 각각의 용어가 직접 시사하는 바가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
이지만 결국은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이라는 것이 하나에만 국한되
는 것이 아니니까, 경제계에서 말하는 정책믹스, 정책혼합이 중요한
것이지요.
그래서 소득주도 성장론에서도 외국에서는 임금주도 성장을
얘기하면서 동시에 일자리 창출 전략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얘기를
계속합니다. 결국, 최저임금을 올려서는 현재 고용된 사람에게는 도
움이 될 수 있겠지만, 일자리를 찾는 사람에게는 아무래도 여기에
대한 학자들 간 논란이 있지만, 기업은 노동수요를 줄이겠죠, 그래
서 여러 가지 정책믹스가 같이 이뤄져야 성공적인 정책이 될 수 있
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제가 정치적 해법의 문제를 지적한 글을 보니까, 선거단위
로 해법이 제기되잖아요. 당장 다음 선거에 도움이 안 되는 해법이
라는 것이 설득력이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 정치권에서 주도하는 해법은 너무 단기적인 해법
을 주도하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면 중앙은행을 독립시켜 놓은 것
처럼 거기에 전문가가 선거에 구애받지 말고 안정적인 정책을 추진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봤는데, 대체로는 공감하
지 않습니다만 상당히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정치가는 다음 세
대를 생각한다는 현재의 정치인을 비판하는 그런 담론도 있기는 합
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방향으로 가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고
그것을 정치지도자가 얘기하지 않으면 그것은 비겁하다고 저는 생
각하는데,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노력은 또 필요합니다. 선거를
주기적으로 하는 의미도 없으니까 그 점을 보완해서 설명해 달라 그
런 주문을 드린 겁니다.
안철수 : 예전에 회사 경영할 때도 장기적인 계획만 세우면 단기적으
로 굶어 죽을 수 있고, 단기적으로 돈만 벌려고 하면 나중에 엉뚱한
곳에 가 있습니다. 그래서 느낀 것이 둘 다 필요하구나, 그래서 장기
적인 목표를 세우기 위해서 단기적인 노력을 해야 되는 것처럼 국가
경영도 저는 똑같다고 봅니다.
xxv
이철희 : 그렇죠. 큰 병을 치료하려면 우선 잘 먹어서 체력을 건강하
게 해 놓아야 투병생활도 할 수 있으니까요.
홍종호 : 이철희 소장님 말씀하신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
다. 현 정부가 초저금리를 계속 유지하면서 마침 여기에 저유가에
환율이 높아지면서 경제가 활성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사
실입니다.
그런데 이것과 더불어 애초에 박근혜 정부가 처음 얘기했던 경
제민주화, 사회통합, 복지정책 등이 수반되었어야 하는데, 이런 것
들이 실종되고 부동산 경기부양에 올인하는 것처럼 보이니까 결국
은 내년도 총선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 하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다가 부동산 경기가 2017년도에 다시 요
동치는 것이 아닌가, 왜냐하면 올해 분양물량이 엄청납니다. 이게
삼 년 뒤면 다 지어지기 때문에 결국 시장가격이 다시 한 번 폭락하
는 그래서 경제위기가 대선 때 오는 것 아니냐 하는 지적을 하는 분
들도 있습니다.
단기적인 경기부양의 유혹을 정치인이라면 벗어날 수는 없지
만, 그래도 중장기적인 구조 개혁에 대한 노력을 계속해서 해야 한
다. 그것이 현 정부에 대한 제가 아쉬운 부분입니다.
xxvi
안철수 “법인세율 정상화 등으로 공정한 조세체계 확립..중부담∙중복
지 국가로 나가야”
이철희 : 저희한테 주어진 시간이 75분이었습니다. 공정성장론
의 두 파트는 뛰어넘었죠. 제도를 어떻게 공정하게 할 것이냐,
생산적 복지 두 부분은 시간상 건너뛰었는데, 여러분한테 판단
을 여쭤보겠습니다.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을 읽었을 때보다 정말 정치인이
되어 간다. 이제는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는 느낌을 저는 받습
니다. 최근에 정치하는 사람 중에 그런 느낌을 제가 몇 분한테
받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한 만큼 진화가 빠르지는 않습니다만
많이 변화하고 있고 현실을 이해하고 있고, 정치의 힘을 자각하
는 것 같아서 저는 굉장히 반갑습니다.
다만 시간이 채워졌습니다. 마무리 발언을 들을지 추가 설
명을 들을지 여러분께 여쭙겠습니다. 설명을 좀 더 듣도록 하겠
습니다.
6. 공정성장론 : 생산적 복지
xxvii
안철수 : 우선은 생산적 복지에 앞서서 조세제도가 있습니다. 복지라
는 것이 돈이 필요하고 그러면 세금을 어떻게 걷을 것인가 하는 문
제가 있습니다. 복잡하지만 저는 두 가지만 간단하게 말씀드립니다.
세금을 걷을 때 우선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말을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러면 어디에 소득이 있는가를 보면 됩니
다. IMF 이전에 경제성장률과 보통, 경제성장에 따른 과실을 세 주
체가 나누죠. 하나는 기업, 하나는 노동자, 하나는 국가입니다. 그렇
게 나눠 가집니다.
IMF 이전에는 경제성장률과 기업소득증가율과 가계소득증가
율이 거의 비슷했습니다. 세수 증가율은 조금 더 높았습니다. 그런
데 IMF 환란 이후에 벌어진 일은 경제성장률보다 가계소득증가율
과 세수증가율은 낮아졌습니다. 오히려 기업소득증가율은 경제성장
률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즉 IMF 환란 이후로는 하나의 소득 중에
서 기업이 가져가는 몫이 더 커진 겁니다.
그래서 법인세율 정상화가 꼭 필요하다는 말씀을 그래서 드리
는 겁니다. 정상화라는 것이 이명박 정부 때 법인세를 많이 낮췄습
니다. 그 결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느냐 하면, 이익 5천억 기준으로
말씀드릴게요. 엄청난 돈인데, 어떤 기업에서 5천억 이상 이익을 낸
기업들의 실효세율은 16% 정도입니다. 5천억 이상 벌었을 때, 그런
데 5천억 이하로 벌었을 때 18% 정도입니다. 돈을 더 적게 번 기업
들이 실효세율이 더 높습니다.
이런 것들 바로 잡아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저는 법인세
정상화 필요하다 그렇게 얘기합니다. 새누리당에서 정부에서 그것
을 지금 막고 있고, 그 논리 중에 하나가 OECD 중에서 법인이 내는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고 하는데 그것은 당연한 것이,
더 많은 부를 기업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같은 베이스에서 비교해야지, 구조가 다른데 다른 통계
자료를 가지고 하는 것은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법인세 정상화를
하고, 소득이 있는 곳에서 세금이 있으니까.
그리고 누진제가 되어야 합니다. 즉 많이 벌면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아야 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5천억 이상 기업의 실효세율이
더 낮다. 이런 것 바로 잡는 것도 정상화 일환이겠지요. 그런 것을 통
해서 정의로운, 공정한 조세제도 확립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덧붙여, 생산적인 복지라고 말씀드린 것이, 여러 가지 복지가
사회적인 약자들에 대한 안전망이 우선이겠지요. 그다음 순서로 해
야 할 복지가 저는 생산적인 복지입니다. 즉 혁신성장과 연결되는
복지, 크게 세 가지 분야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어르신들, 장애인들이 자활할 수 있는 복지입니다.
두 번째는 맞벌이라든지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보육 서비스 부분
입니다. 그분들에게 더 혜택을 드리는 거죠. 세 번째로는 명예퇴직,
xxviii
조기 퇴직 한 분들에게 국가가 책임지고 재교육시키고 일자리를 마
련해준다든지, 또는 한번 실패한 사업가가 다시 재도전 기회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쪽이 복지의 역할입니다.
이런 대표적인 세 가지 분야들이 성장과 직접 연결되는 그런
복지들입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복지도 우선순위를 정해 접근하
면 훨씬 더 많은 복지재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성장을 통해서, 그래
서 사회적인 약자들을 더 잘 도울 수 있다. 그런 생각입니다.
xxix
안철수 “공정거래위원회의 독립성 및 권한 강화 필요..투명성도 함께
높여야”
홍종호 “생산적 복지 그 자체를 통해 일자리 만들어낼 수 있어”
이철희 : 공정한 제도도 설명해 주시지요.
안철수 : 그래서 지금 설명해 드린 이런 방대한 부분들, 제가 정
책과제들을 뽑아 보았습니다. 그래서 10대 정책과제를 지금 만
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그중에 하나가 공정한 시장을 위한
공정거래위원회 권한 강화입니다.
제가 독일에 가서 보니까 원래 독일의 공정거래위원회가
통일 이전에는 베를린에 있었답니다. 그런데 통일이 되고 나서
경제부처들이 전부 베를린으로 오게 되니까 오히려 공정거래위
원회를 본으로 다른 도시로 이동시켰습니다.
7. 공정성장론 : 공정제도
xxx
왜 그런 일이 발생했냐 하면,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부처와 싸
우는 데랍니다. 준사법기관이니까 싸워야 합니다. 그런데 한 도시에
서 식당에서도 마주치고 얼굴을 자주 보면 치열하게 싸우는 것이 조
금 줄어들지 않을까. 그 걱정 때문에 얼굴을 안 보려고 다른 도시로
옮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나라와 정말 다르구나. 우
리나라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제부처의 한 부분처럼 하지 않습니
까. 그러면 그거 제대로 일 못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 주장은 지금 공정거래위원회를 부총리급으로 위상
을 강화하고, 공정거래위원들도 비상임이 많습니다. 상임을 늘리고,
임기도 지금 3년인데요. 미국은 대통령 임기보다 더 긴 5년입니다.
그래서 한 대통령이 공정거래위원 전원을 바꾸고 이러지 못하게 하
려고,
그래서 임기도 늘리고 국회 동의도 받고 그렇게 독립성을 강화
하고 권한도 강화하고, 위치도 지금 경제부처와 함께 세종시로 간
것도 서울이라든지 다른 도시로 옮겨야 합니다.
그리고 투명성도 증가시켜야죠. 지금 여러 가지 판단한 것들에
대해 공개를 하지 않고 있는데, 그거 잘 못된 겁니다. 권한을 강화하
는 것과 비례해서 모든 결정 과정의 회의록을 투명하게 공개를 하도
록 만들고, 권한을 강화하고 그런 것들이 병행되어야 된다는 겁니
다.
그리고 조치들도 기업도 분할할 수 있는 권한도 명시하고 그게
지금 생각하고 있는 10대 입법과제 중의 하나인 공정거래위원회 개
혁방안입니다. 나머지들도 정리되는 데로 한번 기회를 가지겠습니
다.
이철희 : 혹시 우리 안철수 대표가 빠진 것이 있으면 홍 교수님께서
부연설명 해주시죠?
홍종호 : 부연하자면, 생산적 복지 같은 경우에 분야별로 말씀하셨는
데, 복지 자체가 하나의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 하는 내용이 있습
니다.
최근에는 사회적 기업, 사회적 경제라는 분야가 혁신적으로,
국정은 통상 정부가 주도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시장 경제적인 아
이디어를 가지고 정부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달성하
고자 하는 이런 분야가 있습니다. 이런 것도 하나의 생산적인 복지
가 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생산적 복지라는 것이 그 자체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분야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철희 : 김대중 정부 때 생산적 복지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복지가
생산적으로 효용을 갖는다는 점을 부각하는 것 같은데, 그 말이 나
xxxi
온 전제는 그간에 나온 복지는 소비적이었고 낭비적이었다는 것을
전제하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썩 좋은 용어라고 보지는 않거든요.
약간 불쾌감도 있는데, 대한민국이 복지가 생산적으로 가야 한다고
할 정도로 복지가 되어 있느냐, 복지가 좀 되고 나서 생산적이다 이
렇게 얘기해야 하는데, 너무 일찍 담론이 들어와서 복지가 확대되는
데 장애를 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안철수 : 지금은 시기가 됐다고 봅니다. 지금은 이제 복지에 대해 국
민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고, 담론 수준들도 예전과는 다르게 높아져
있지 않습니까. 지금이 저는 이야기를 꺼내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공
론화하고 같이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적기라고 봅니다.
xxxii
안철수 “국민 먹고사는 문제에 제대로 된 해법 제시..신뢰 쌓는 계기”
홍종호 “구체적인 경제 전략과 정책 과제 함께 고민하는 자리”
이철희 : 공정성장론 설명은 거의 들었습니다. 역순으로 홍 교
수께서 마무리 발언해주십시오.
홍종호 : 제가 정치인과 이렇게 좌담할 기회가 많이 없었습니
다. 느낀 것은 여당, 야당을 떠나서 우리나라의 지도자인 정치
인들이 경제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단순한 비전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전략과 정책과제를 같이 고민한다는 것
이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오늘 이 자리만
이 아니고 어제부터 열리고 있는 정책엑스포가 갖는 큰 의미
가 아닌가 합니다.
8. 마무리 발언
xxxiii
안철수 : 제 지역구가 노원구입니다. 노원구가 여러분 아시다시피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에 65세 이상 어르신 숫자가 가장 많고, 장
애인 가장 많이 살고 계시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가장 많이 살
고 계십니다. 서울에서 가장 어려운 곳입니다.
	

 노원구 중에서도 제가 있는 상계동은 더 어려운 분들 많이 살
고 계십니다. 이런 이유로 제가 보건복지위원회 가게 됐습니다. 제
가 등원하면서 더 예전, 대선 때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던 비전이
우리나라가 다 함께 잘 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겠다.
	

 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등원하면서도 마찬가지였고, 노
원구에 정착하면서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노원구에서 매
달 여러분들을 뵙습니다. 지난번에는 환경미화원들 뵙기 위해서
구청에 있는 휴게소 찾아가서 직접 뵙고 말씀 나누고, 작년에 국정
감사 직전에는 어린이집 원장님들 만나서 말씀 듣고, 최근에는 장
애인분들 뵙고 말씀 들었습니다.
	

 최근에 장애인분들 만나고 들은 이야기 중에, 청각 장애인인
데요. 복지카드 신청을 했답니다. 그랬더니 본인 확인하러 전화가
왔답니다. 들을 수가 없는데. 그래서 석 달, 넉 달 고생해서 겨우 카
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현장의 목소리가 이래서 중요한 것이구
나.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제도적인 무관심으로 어려운 분들이 참
많은 곳이 이곳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공정성장론도 주민들과 이야기 나누던 곳에서 싹 텄습니다.
야당에 대한 평가를 많이 듣게 되는데, 정작 우리가 정권을 잡으면
어떻게 하겠다.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면 저 사람들
이 야당이 정권을 잡으면 불안한 겁니다. 능력에 대해서 확신이 없
는 겁니다. 불안한 겁니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래서 정책엑스포가 적절한 시기에 필요하다는 생각이고
이 분야에 대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서는 야당의 전 의원들이 각
자가 가지고 있는 성장 담론을 내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했으면 좋
겠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판단하고 그런 과정 중에 신뢰가 싹트
고 관심이 높아지지 않겠습니까.
	

 제가 생각하는 공정성장론도 우리의 비전, 함께 잘 사는 정의
로운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과 ‘정의로운’을 함께 담은 겁니다.
우리가 지금 현재 위기를 뚫고 나갈 길이라고 저는 굳게 확신하고
있습니다.
	

 오늘을 계기로 저도 열심히 다듬을 생각이고, 야당 내에서 또
는 국회에서 새누리당과 우리 새정치민주연합이 건전한 경쟁을
xxxiv
통해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해법, 함께 잘 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
내놓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맙습니다. (끝)
xxxv
1판 1쇄 펴냄 2015년 4월 13일
기획 김태형
편집 김우곤
정리 김영훈
사진 방영문
펴낸곳 국회의원 안철수의원실
전자우편 ahncs.kr@gmail.com
트위터 @ahncs111
안철수의원실, 2015
이 책의 내용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와 안철수의원실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xxxvi
공정성장론
2015 ‘다 함께’ 정책엑스포 혁신경제 파트
안철수의 ‘한국경제 해법찾기’ 시리즈 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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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공정성장론 20150407

  • 1. 공정성장론 Fair Growth 안철수의 ‘한국경제 해법찾기’ 시리즈 특별판
  • 2. CHAPTER 1 ∏ 좌담회 소개 안철수의 ‘공정성장론’ - 2015 ‘다 함께’ 정책엑스포 혁신경제 파트 ◉ 일시 : 2015. 4. 7.(화) 오전 10시~12시 ◉ 장소 :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 좌담 : 안철수 국회의원 홍종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 주최 : 새정치민주연합∙민주정책연구원 ©2015 안철수의원실
  • 3. 다가오는 40년 장기불황, 안철수의 ‘한국경제 해법찾기’ • 시리즈 1 ⟪한국경제 진단 및 미래 성장동력 벤처생 태계 활성화 방안⟫ (2014. 12. 11) - 이근 서 울대 경제학과 교수 • 시리즈2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2015. 1. 13) -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 • 시리즈3 ⟪박영선, 안철수가 말하는 경제성장을 위 한 공정한 시장경쟁⟫ (2015. 2. 25) - 박영선 의원 • 시리즈4 ⟪경제성장을 위한 '복지투자'⟫ (2015. 3. 25) - 안희정 충남지사 SECTION 1 ∏ 1. 한국경제 진단 2. 공정성장론 : 총론 3. 공정성장론 : 혁신성장 4. 공정성장론 : 공정분배 5. 경제성장론 비교 - 공급주도성장론 vs 소득주도성장론 vs 공정성장론 6. 공정성장론 : 생산적 복지 7. 공정성장론 : 공정제도 8. 마무리 발언 2 목차
  • 4. 안철수 “박근혜 정부, 단기적 경기부양만 하고 재정만 소진” 홍종호 “미래성장동력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경제체제 개선해야” 이철희 “마주 보고 경쟁 하더라도 유권자 믿고 가는 것이 필요” 이철희 소장(이하 이철희) : 어제도 정책엑스포 때문에 왔었는데 요. 오늘은 많이 참석했네요. 주제는 공정성장론이라서 저는 아 는 바가 별로 없는 부분입니다. 안철수 의원(이하 안철수) : 이철희 소장님을 이해시키면 다른 분 들도 다 이해시킬 수 있다는 목표로 모셨습니다. 이철희 : 홍종호 교수님은 경제전문가로서 4대강 관련 발언을 많 이 하신 분입니다. 공정성장론이 무엇인지 짚어보기 전에 한국 경제가 어디에 와있는지? 문제가 무엇인지 한번 짚어보고 넘어 1. 한국경제 진단 iii
  • 5. 가겠습니다. 안철수 대표께 한국경제에 대한 진단을 부탁합니다. 안철수 : 제가 여러 번에 걸쳐 말했지만, 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 보다 더 심한 40년간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습니 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것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거기에 대해 서 여러 가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넉 달 정도 토론회를 거치면서 조금씩 우리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다듬 고 있는데요. 지금 우리나라 문제점, 크게 보면 두 가지 측면에서 말 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선은 사회・경제적인 측면이 있고, 제도・정책적인 측면이 있 습니다.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인구문제가 저는 가장 걱정됩니 다. 2년 후인 2017년부터 생산가능 인구, 즉 15세부터 64세까지 인 구가 처음으로 줄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시 10년 후가 되면 총인 구 감소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때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해이 기도 합니다. 그 후에 2060년까지 그 추세가 지속합니다. 그래서 2060년이 되면 최대의 역삼각형 인구구조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젊 은이가 어르신 한 분을 먹여 살려야 하는 그런 구조가 만들어지고, 또 2060년이면 국민연금이 바닥나는 해입니다. 그런 것들이 겹쳐서 나타납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지금부터 2060년까지, 우리나라는 지 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부닥쳐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 대외변수도 우리에게 불리하고 돌아가고 있습니다. 엔 화가 약세이고, 달러가 강세입니다. 중국은 2~3년 내로 우리나라 전 분야 산업경쟁력을 다 따라잡을 것입니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이 복합되어 있어서 어쩌면 우리가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그리고 여 기에 덧붙여서 가계부채 문제, 재정이나 기업 부채도 급속도로 증가 하고 있고, 또한 빈부 격차 문제가 이런 와중에 고통을 더해 갑니다. 이런 문제들이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사회적인 문제들입 니다. 제도적으로 이런 것들에 대해 우리가 잘 대처하고 있는가? 잘 못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금 우리 경제구조가 불공정한 구조 라는 것을 다 알고 계실 것입니다. 세 가지 정도 예를 들겠습니다.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을 보면서 만약에 저런 일이 선진국 의 항공사에서 발생했다면 아마 예약들도 대부분 취소되고 주가도 반 토막 나고 CEO까지 바뀌는 그런 일이 생겼을 겁니다. 그런데 그 기간 대한항공 주가를 확인해 봤더니, 오히려 올랐습니다. 유가 하 락으로 인한 이익이 오히려 ‘땅콩 회항’ 그 사건을 상쇄한 겁니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대기업 위주 의 1등은 너무 쉽게 1등을 유지하는,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구조이 iv
  • 6. 기 때문이 아닌가. 이런 것들을 바꾸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대기업 되는 그런 구조가 되어야 우리나라가 좀 더 발전 가능성이 있을 것 이 아닌가. 그런 문제의식을 느끼게 됐습니다. 또 있습니다. 영화산업을 보면 대기업에서 영화를 기획하고 투 자하고 제작하고 배급하고 영화관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 니 중소제작사가 정말 좋은 작품을 만들더라도 기회조차 없는 것입 니다. 그래서 결국 대기업만 계속 1등을 유지하는 그런 시장구조, 독 과점이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그런 구조에 우리가 처해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파라마운트사 같은 경우에, 1948년에 영화관까지 가지고 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소해서 소유하고 있는 영화관을 다 매각하라고 판결이 났습니다. 그 이후로 미국은 영화제작사가 영화관을 같이 소유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 러니까 거기에 비하면 훨씬 못한 구조입니다. 또 하나 사례를 말씀드리면, 제가 했던 소프트웨어산업 쪽입니 다. 그중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시장이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 어, 대기업에서만 쓰는 소프트웨어인데요, 한국은 그 시장이 존재하 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를 살펴보니, 삼성그룹은 삼성SDS에서 삼성 그룹 전용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LG는 LG CNS에서 LG 전용을 만 들고, SK는 SK CNC에서, CJ그룹은 CJ그룹 내 SI 업체, 코오롱 그 룹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산업군을 형성할 수 있고, 세계적인 경 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업이 존재할 수 있는데도, 대기업들이 자신 의 그룹 내에서만 수요를 충족시키다 보니 커질 산업이 못 커지고 있는 겁니다. 그런 산업이 소프트웨어 분야 말고도 굉장히 많이 있 습니다. 이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더 발전하기는 힘들 다. ‘한계에 도달했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철희 : 힘들다. 위기다라는 말씀하시는데, 지금 집권하고 있는 박 근혜 대통령이나 집권세력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고 있 다고 보십니까? 방향이 틀렸습니까? 아니면 정책수단이 없는 것입 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안철수 : 지금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 두 가지가 창조경제와 초이노믹스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둘 다 제가 보기에는 중장기적으 로 우리나라를 혁신할 수 있는 구조개혁 방안이 아니라, 단기적인 경기부양만 하고 있다고 봅니다. 단기적 경기부양만 하고 효과가 사라지면, 재정만 소진하고 아 무런 효과가 없는 것이죠. 일본이 장기불황에 빠진 이유가 급속하게 재정소진을 해서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나라도 일본식 장기불황에 더 빨리 빨려 들어가게 만드는 정책을 지금 정부에서 쓰고 있는 것 이 아닌가 합니다. v
  • 7. 이철희 : 잘 못한다는 얘기죠? 안철수 : 아, 그렇게 설명했으면 좋을 텐데…. (웃음) 이철희 : 문재인 대표님이 오셨는데, 선거 때문에 무척 바쁘실 텐데 와주셔서, 행사를 치르고 있는 입장에서 굉장히 고맙고요. 또 제가 정치평론가인데, 안철수・문재인 대표가 같은 자리에 있는 것을 보니 좋습니다. 지지층들이 아마 반길 것 같습니다. 홍 교수님 보시기에 안 대표가 맥을 잘 짚고 있습니까? 홍종호 : 지금까지 하신 말씀들, 특히 현재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짚 은 것은 원론적으로 제대로 짚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원론적으로 짚고 있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부족합니까? 홍종호 : 왜냐하면 직접 집권을 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 에, 여러 가지 제약이 있겠지만, 여하튼 정치인으로서 현 정부의 정 책이나 현재 경제를 진단하는 데 있어서는 잘 짚고 있다고 생각합니 다. 이철희 : 홍 교수께서는 지금 한국경제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 까? 홍종호 : 제가 한 열흘 전에 베트남을 갔다 왔습니다. 베트남의 국립 사회과학원의 대학원생들에게 한국경제의 성장비결이 무엇이냐, 발 전전략에 관해 설명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한 100명 이상의 대학원 생과 이야기했는데, 제가 강의를 준비하면서 느낀 것은, 그쪽 학생 과 교수들은 한국이 엄청난 고도성장을 이루었고 우리가 과연 저들 을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눈으로 제 강의를 들었습니다. 제가 얘기를 하면서는 과거 우리나라가 70년대, 80년대를 거 치면서 정부에서 여러 가지 자원들을 집중적으로 몰아줘서 대기업 을 키웠고, 또 중화학 산업을 육성해서 불균형 성장을 추구해서 중 국 이전에는 세계 최고의 고도성장을 구가했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 면 과연 우리가 자랑할 것이 무엇인가 하는 고민이 먼저 들었습니 다. 현시점에서 보면 과거의 경제성장 동력이라 할 수 있었던 대기 업이 오히려 불공정 문제를 낳고, 비효율성을 낳는 문제들이 발생하 vi
  • 8. 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자살률이 OECD에서 가장 높은 것처럼, 성 장은 하고 있지만 성장 동력이 떨어지면서 사회적 문제가 악화되고 있는 이런 것을 볼 수 있어서 제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강북의 고등학교에서 특강을 할 기회가 있었습 니다. 그런데 제가 학생들에게 마지막에 질문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오늘 강의를 듣고 나서 한국의 미래가 밝은 것 같으냐” 했더니 한결 같은 목소리로 “우울해요”라는 답이 나와서 이런 모든 문제가 이제 는 단기적인 경기부양 정책에 매몰되서는 안 되고 좀 더 구체적인, 좀 더 미래지향적인 현재의 고통을 감내하면서라도 미래의 성장동 력을 다시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경제체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생 각을 했습니다. 이철희 : 시장은 그냥 내버려두면 이런저런 폐해들이 생깁니다. 결 국, 시장의 문제를 정부가 개입해서 교정하고, 안내한다고 할까요? 그런 부분들이 필요할 텐데, 홍 교수는 현 집권세력의 리더십만 문 제가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 전체를 통틀어서 우리 사회의 지도층이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홍종호 : 저도 사실은 논문 쓰고, 학생들 가르치는 백면서생이었는 데, MB정부 들어서서 대운하사업, 4대강 사업 추진하는 얘기를 듣 고, 한 나라의 명운이 최고 권력자에 엄청난 영향을 받는구나. 경제 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국토 생태적으로나 가능하지 않은 사람이 라고 생각했는데, 최고 권력자가 그러한 의지를 갖추고 있으니까 온 갖 수단이 동원되면서 추진이 되는 것을 봤습니다. 물론 대운하사업 자체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어쨌든 그 이후로 제가 생각한 것이 경제라는 것이, 경제전문가가 순수하게 바라본다 고, 어떤 대안을 내놓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정말 냉철한 지 식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제대로 된 정치지도자가 얼마만큼 국가 경 제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중요한지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그런 지도자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당파 적인 이해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분명한 비전을 가지고 20년 만이라 도 달라질 수 있는 그런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지도자가 참으로 필 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안철수 대표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정치권 밖에 있다가 정 치로 입문 하셨고요. 저는 사실 정치권 안에서 지켜보다가 지금은 밖에 나와서 보고 있는 입장인데, 밖에서 볼 때 정치권에 대한 시각 은 굉장히 나쁩니다. 특히 정치권은 국회를 말하는 것인데, 몸담아 보시니까 입법부가 왜 시장의 문제를 교정하거나 이런 데 둔감하거 나 더디고, 일반 국민이 정치의 효용에 대해서 잘 못 느낀다고 생각 합니까? 시나리오에 없는 질문입니다.(웃음) 그래서 솔직한 답변이 나올 것 같습니다. vii
  • 9. 안철수 : 제가 등원한 지 2년이 안됐습니다. 와서 느낀 점들이 몇 가 지 있습니다. 우선은 어쩌면 여기서 계속 있다 보면 상대방만 보이고 국민들 잊어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워낙 정치라는 것이 상대 가 있는 것이고, 원래는 우리가 대변하는 국민을 위해서 상대방과 싸우는 것이죠. 그런데 그러다 보면 오히려 상대방만 보이게 되고, 상대방과 싸움에서 승리하면 이긴다고 착각에 빠질 수 있겠구나 싶 었습니다. 사실은 그게 이기는 것이 아니고, 국민이 심판관 아니겠습니 까. 국민이 보고 있다가 쓰러진 사람도 손을 잡아서 일으켜주면 그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것입니다. 판단은 국민들이 하는데, 어쩌면 정 치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회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까, 예전에 제가 회사를 하고 대학 교에서 행정도 하고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예전에 했던 일들에 일종의 복기였습니다. 결산을 먼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거 기에서 잘못된 일이 있으면 왜 잘 못 됐는지를 제대로 검증해서 다 음에 예산을 세울 때 그것을 토대로 해서 훨씬 더 발전적인 계획들 을 세우기 마련입니다. 제가 몸담았던 조직에서는 예전에 했던 일에 대해 검증을 먼저 하고 그 다름에 예산을 세우는데 국회에 와서 보니까 결산을 신경 쓰지 않고 예산만 신경을 쓰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정부에 대한 견제도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국회가 정말로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은 결산이 먼저이고, 그 결산의 근거를 바탕으 로 예산을 수립할 때 반영하면 국가재정도 굉장히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 텐데, 어떻게 하면 이것을 제도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을지 거 기에 대한 고민이 깊습니다. 이철희 : 저도 TV토론 같은 곳에 나가보면 상대와 싸울 때가 있습니 다. 각자 주장이 달라서 싸우기보다는 감정을 자극하면 발끈해서 싸 웁니다. 그렇게 막 치고받으면 시청률이 올라갈 것 같은데 의외로 시청률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보는 사람들이 “저것들 왜 싸우냐”라는 양쪽 다 비판하는 경우 가 있습니다. 옳고 그름이 서로 마주 보고 싸우면 분명합니다. 그리 고 지금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책적 차이가 크다고 여러 분이 느끼실 텐데, 일반 유권자나 대중의 눈에는 그 차이가 안 느껴 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과도하게 싸우면 그 자체가 싫어지는 것입니 다. 마주 보고 경쟁을 하더라도 유권자를 믿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 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이 경제 어젠다로 터닝 viii
  • 10. 한 것에 대해 굉장히 잘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이 문제로 실력을 보 여주는 정당으로 커 가기를 개인적으로 희망합니다. ix
  • 11. 안철수 “공정성장론의 3대 요소 : 혁신성장, 공정분배, 생산적 복지” 홍종호 “소득불평등 심한 남미경제에서 공정성장(Fair Growth) 개 념 언급” 이철희 : 공정성장론이라는 것이 오늘 토론의 핵심입니다. 안철 수 대표를 서포트하는 분들은 정부의 공급주도 경제성장, 또 문 재인 대표가 제기하신 소득주도성장과 다른 것이라고 누누이 강 조합니다만, 그렇게 다르다는 것보다 공정한 성장이라는 단어를 왜 선택했는지 공정성장론을 설명해 주십시오. 안철수 : 공정한 제도하에서 혁신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공정하 지 않으면 혁신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면 우리는 다시 재도약할 수 있 다는 관점입니다. 제가 초기에 40년 장기불황 때 우리 경제・사회적인 변수뿐 만 아니라 제도적인 문제도 말씀드렸는데요. 우리 사회가 아직 2. 공정성장론 : 총론 x
  • 12. 도 공정하지 못하다. 대기업이 큰 노력하지 않고도 1등 할 수 있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중소기업이 대기업이 될 수 있 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우리나라가 재도약할 수 있는 유일하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 말씀을 드리고, 공정한 제도하에서 혁신이 일어날 수 있고, 다시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 다는 것이 제 요지입니다. 거기에는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드리면 세 가지 핵심 요소가 있습니다. ▣ 공정성장론의 3대 요소 : 혁신성장, 공정분배, 생산적 복지 혁신성장이 있고 공정한 분배가 있고, 생산적인 복지가 있습니 다. 그래서 혁신성장을 통해 얻은 과실이 MB정부 때처럼 낙수효과 만 믿고 그냥 놔두면 분배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것 이 공정한 분배 그리고 생산적인 복지로 선순환되어야 하고, 다시 또 공정한 분배가 생산적인 복지의 동력이 되는 기반입니다. 세부내 용들이 여러 가지 있습니다. 이철희 : 총론을 말씀해주셨는데요. 홍 교수님 시비를 좀 걸어 주시 죠. 홍종호 : 사실 공부한 사람들은 하나의 거대담론을 만드는 데 익숙하 지 않습니다. 이것을 과연 묶어서 공정성장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 이 잘된 것인가. 저 말을 들었을 때 누구든지 쉽게 와 닿느냐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인 거 같습니다. 제가 어제 영어로 찾아봤는데, Fair Growth가 되겠죠. 형평성 과 효율성을 얘기하는 것인데, 두 개가 서로 모순되는 것입니다. 경 제학에서 형평성과 효율성을 같이 만족 시키는 것이 가장 큰 난제입 니다. 제가 구글에서 찾아봤는데 이론적 근거가 있더라고요. Fair Growth를 찾아봤더니 미국 글로벌발전센터(Center for Global Development)라는 곳에서 책을 발간했는데, 이것을 알고 하 신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특히 남미경제 같은 경우에 소위 워싱턴 컨센서스에 따라서 효율성, 시장개방 이런 식으로 계속 대기업 육성 을 했는데, 실제 성과는 없고 일자리는 만들어지지 않고 세계 최악 의 소득불평등도만 커졌다. 이제는 단순히 시장개방, 효율성만을 추 구하는 것이 아니고, 궁극적인 목적은 공정성, 즉 소득 불평등을 해 결하고 중소기업을 키우는 여기에 초점을 맞출 때 성장도 가능하고 동시에 공정성도 담보된다. 이것이 책의 요지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물론, 한국이 남미만큼 소득 불평등이 심 하지는 않죠. 그렇지만 다들 느끼듯이 기업소득은 계속 올라가고 가 계소득은 정체상태고 격차는 OECD 최악의 수준이고요. 재분배도 xi
  • 13.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이런 상황이라고 보면 문제의식은 공 유할 수 있다. 그 책에 보면 ‘침묵하는 다수’라는 표현을 쓰는데, 남미는 70% 의 중산층과 빈곤층이 결국은 지금까지 잘못된 정부의 정책으로 고 통을 받았는데, 이 사람들의 힘을 북돋워 주는 공정한 성장이 필요 하다. 이런 것이 책의 요지입니다. 이런 것들이 한국에서 노인계층, 빈곤계층, 서민, 중산층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어서 그런 차원에서 공정성장론이 어느 정도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그 책을 참고하신 겁니까? 안철수 : 아닙니다. 그런데 저도 사실 이름을 지을 때 고민이 있었습 니다. 공정성장론의 중심은 혁신입니다. 그런데 저 용어를 제가 대 선 때 저의 중심 경제 아젠다로 혁신경제를 내세웠습니다. 그때와 사실은 개념이 비슷한데요. 일주일 후에 박근혜 캠프에서 저희를 모방해서 창조경제라고 냈습니다. 지금은 사실, 혁신과 창조가 개념은 다릅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혁신이나 창조나 비슷한 것 아닌가 하는 것이 일반인들 인식 일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름을 혁신성장론이라고 하면 창조경제와 다른 것이 무엇이냐 하는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핵심적으로는 혁신성장론이 맞는데, 그 용어를 못 쓰고 그나마 혁신 이 일어날 수 있는 기반이 공정이니까, 공정한 제도, 공정한 감시이 니까 그렇게 용어를 만들었습니다. 이철희 : 모르고 만들었는데, 이론적인 근거가 있다고 설명해 주시니 까 수준이 서머스 정도의 경제 식견을 가진 것으로 자연스럽게 올라 갔습니다. 둘이 짜신 것은 아니죠? 공정성장은 공정해야 성장이 이 뤄지고 성장의 과실이 공정하게 분배될 수 있다. 이런 것 아닙니까? 안철수 : 그럼요. 그래서 공정해야 성장도 가능하고 그 과실도 공정 하게 분배되어야 되고, 그리고 복지를 위해서도 공정한 조세제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기에 있는 3가지 요소 모두가 공정성이 가장 근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철희 : 그러면 각론으로 들어가서, 혁신성장부터 설명해 주십시오. xii
  • 14. 안철수 “혁신성장의 3대축 : 시장구조개혁, 신산업전략, 북방경제” 홍종호 “혁신이야말로 성장의 동력, 각종 제도의 큰 변혁 필요” 이철희 “대기업도 개성공단 참여해야 남북경협 목소리 커져” 안철수 : 우리가 어떻게 하면 성장할 수 있는가. 저는 우리가 3가 지 성장축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먼저는 지금 현재 시장구조개혁입니다. 지금 가장 단 순하고 거칠게 표현하자면 우리나라는 대기업이 있고, 중소기업 이 있고, 신생창업기업이 있습니다. 지금 상태로 가면 우리가 근 본적인 변화를 하지 않으면 여전히 우리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구조가 변화되는 것이 바람직한가. 지금 현재 대기업 체제는 글로벌 전문 대기업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아모레퍼시픽 대표적인 글로 벌 경쟁력을 가진 전문 대기업입니다. 그런 체제들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인데요. 반면에 우리나라 내부에서만 존재하는 아까 3. 공정성장론 : 혁신성장 xiii
  • 15. 말씀드린 SI 소프트웨어 사업이라든지, 호텔도 저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신라호텔,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하고, 서비스 만족도도 세계 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왜 메리어트 그룹이나 힐튼 그룹처 럼 호텔전문 대기업이 되지 못할까 따져 봤더니, 우리나라에서 30대 대기업 중에 자체 호텔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이 22개입니다. 다른 그룹의 호텔을 이용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아마 그것도 큰 산업 이, 전문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전문 대기업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 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저런 대기업 구조를 글로벌 대기업 구조로 바꾸면 우리는 다시 새로운 산업이 폭발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중소기업, 중견기업의 문제가 절대로 그들이 대기업이 못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난 30년 동안 대기업이 된 기 업은 손꼽습니다. 그나마 인터넷기업 NHN 같은 곳이 대기업 수준 으로 올라섰고, 웅진그룹 같으면 올라섰다가 다시 추락하고, 팬택도 마찬가지로 추락하고. 그래서 중소기업으로 탄생해서 대기업이 된 경우가 거의 없습 니다. 이런 구조들을 바꿔야 하는데요. 그 핵심에 뭐가 있느냐 하면 연구개발이 있습니다. 연구개발 투자가 대기업이나 벤처기업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굉장히 낮은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경쟁력이 절대로 생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벤치마킹해 볼 대상이 독일의 히든 챔피언입니 다. 제가 지난 2월에 독일에 가서 봤더니, 히든 챔피언들은 그 경쟁 력을 계속 유지하는 비결이, 그리고 세계 1, 2위의 경쟁력을 가진 비 결이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혁신하는 것입니다. 지금도 1, 2위인데, 혁신속도가 세계 어디보다 빠르다 보니, 세상의 어떤 기업, 대기업 조차도 이 기업들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금 현재 국가에서 R&D가 17조 정도 되는데요. 대기업에 많은 부분 가고 있습니다. 이 부분도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해서 중소기업들이 히든 챔피언이 될 수 있게, 그리고 우리나라 국책연구소들도 아예 둘로 나눠서 완전히 기초과학 연구와 중소기업을 히든 챔피언으로 만드는 중소기업 전 용 R&D센터로 변신하는 것이 저는 맞는 방향이라고 봅니다. 그렇 게 해서 중소기업도 저렇게 구조개혁이 필요합니다. 또한, 창업기업들도 벤처기업으로 성장해야 하는데, 현재 정부 정책의 문제는 창업비용 대주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실패 확률은 높습니다. 시장구조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 그리고 한번 실패하면 재도전 기회가 없습니다. 저는 이것을 보면서, 예전에 이 공계 기피현상이 심할 때 그것을 바로 잡으려면 필요한 정부정책은 뭐였겠습니까. xiv
  • 16. 이공계를 졸업한 사람들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정책, 그래서 이공계 졸업생들을 많이 취업시키는 회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그런 정책, 그런 정책이 근본적인 해결책일 겁니다. 그런데 제가 알기에 는 그런 정책은 나오지 않았고, 이공계 장학금이 나왔습니다. 무조 건 많이 들어오게만 하고 그다음은 나 몰라라. 그것은 국가가 할 일 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일 문제가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액이 1년도 안돼 서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부실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데요. 굉장히 위험합니다. 1년 전과 지금이 기업 성공 확률 펀더멘탈이 바뀐 것이 없는데, 왜 갑자기 보증규모가 늘겠습니까. 그래서 지금 정부가 할 일은 창업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왜 실 패 확률이 높은가를 따져봐서 실패확률을 낮춰주는 정책들을 많이 만들고 그다음에 한 번 실패한 사업가들, 도덕적으로 결함이 없고 최선을 다했으면, 재도전 기회를 주는 정책들, 그런 정책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분야에 대해서는 한 시간 정도 말씀드릴 정 도로 정리는 되어 있습니다. 이철희 : 문재인 대표께서 열심히 들으시고 메모하는 모습을 보면 어 떤 생각이 드십니까? 안철수 : 제가 대학교수도 아닌데, 적으실 필요 없습니다. (웃음) 이철희 : 와서 열심히 들어주니 고맙죠. 저는 문재인 대표께서 얼굴 비추고 나갈 줄 알았는데 쭉 계셔서 좋습니다. 메모까지 하시고 분 위기가 매우 좋습니다. 홍 교수님 보탤 말씀이 있습니까? 홍종호 : 저도 개인적으로는 혁신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혹자들은 20세기는 케인즈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슘페터의 시대다. 슘페터가 혁신을 내걸었죠. 그래서 저도 참 좋아하는 말입니다. 간단히 통계하나만 말씀드리면, 현재 한국의 중견기업 숫자가 전체 100에서 0.15%이고, 고용은 7.4%에 불과합니다. 반면에 독일 은 8.2%에 중견기업, 고용은 거의 30%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게 극명하게 대비가 되는 사항입니다. 경쟁력 관련해서는 2000년 이후로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수출 점유율 1위를 차지 하는 품목의 숫자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답보 상 태인데요.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그사이에 거의 두 배가 뛰었습니다. 새로운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은 우리가 충분히 있다 고 봅니다. 그런데 그런 여건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 것 아닌가. xv
  • 17. 그래서 혁신이라는 것이 결국 성장의 동력이 될 수밖에 없고 그런 차원에서 각종 제도의 큰 변혁이 필요하다. 간단히 그렇게 말 씀드립니다. 이철희 : 제가 얼마 전에 본 책에 의하면, 스웨덴의 정당이 내 걸었던 구호 중의 하나가, 안전해야 창조가 가능하다는 내용입니다. 복지 이야기를 하면서 실패해도 기본적인 삶의 조건이 충족되면, 또 도전 하고 도전하는데, 한번 하고 망하면 도전하기가 어려우니까 이것이 공정하면 사실 혁신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커지는 거 같아요. 그런 말씀이죠? 안철수 :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원래 창업이라는 것이 성공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그래서 제정신 가진 사람은 창업할 결심을 못 합니 다. 그게 전 세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창업이 일어나지 않으면 경제적인 활력이 떨어지지 않습니까. 그래서 선진국에서 썼 던 방법은 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위험요소들을 사회가 분담해서 나눠 가집니다. 개인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도를 줄여주면 정상적인 사람도 창업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미 국의 실리콘밸리에서도 창업이 많이 일어나게 되고, 스웨덴 사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는 개인이 창업에 따른 모든 책임을 다 지 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러니까 멀쩡한 정신 가지고 창업이 일어날 수 없죠. 이철희 : 공정성장론의 두 번째 부분이 공정분배인가요? 안철수 : 아닙니다. 지금 성장의 축이 3가지인데, 이제 하나 설명해 드렸습니다. 강의가 아니니 이제부터 짧게 하겠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는 가장 기본적인 시장구조개혁입니다. 지금 대 기업, 중소기업, 창업기업들 전부 구조를 바꿔야 우리가 새롭게 성 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 덧붙여서 필요한 것이 산업전략입니 다. 산업전략이 있으면 거기에 하나 더 보태서 더 많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현재 대기업들은 FAST FOLLOWER 추격자 전략, 남들을 복사하는 전략으로 지금에 이르 렀습니다. 그런데 이 기업들은 다시 FIRST MOVER 개척자 전략을 써서 남들이 안 간 부분으로 가야 합니다. 이제 대기업들에 맡겨놔도 충 분히 우리는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중소기업 중에 FAST FOLLOWER 전략을 썼던 제조 업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는 여기까지가 한계고 새롭게 개척자 xvi
  • 18. 전략을 쓰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실력이나 자금이 부족합니다. 그런 쪽에서 할 수 있는 전략은 IT나 융합전략인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팩토리라는 개념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 런 식으로 기존의 제조업 경쟁력에다 IT나 다른 융합기술을 접목해 서 새롭게 경쟁력을 창출하는 방법을 써서 앞으로 나가야 합니다. 스마트팩토리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스마트팩토리 산업도 촉 진해야 하지만 거기에 기반이 되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로봇이라 든지, 사물인터넷으로 불리는 IOT나 이런 쪽이 있는데, 그 산업들도 같이 육성하지 않으면 우리는 남들 좋은 일만 시킵니다. 기반 기술 들 다 외국에서 수입해야 합니다. 그 밖에 우리가 여러 가지 다양한 분야에서 아직도 많이 뒤처 진 분야가 있습니다. 거기는 충분히 추격자전략 써도 됩니다. 대표 적인 것이, 바이오 산업, 에너지 분야, 항공우주분야 등은 처음부터 개척자처럼 할 필요 없이 남들이 해 놓은 것 중에서 잘 된 것들 빨리 추격하는 것으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습니다. 홍종호 : 산업정책에 대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통 상 경제학자들이 시장 질서를 제대로 잡아 놓으면 어떤 산업이 유망 한지는 기업이 결정한다는 것이 원론적인 얘기인데, 저는 여기에 꼭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가장 선진국인 유럽이나 미국도 필 요하면 정부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할 산업을 선정해서 R&D 지 원 등 여러 가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금융위기가 오니까 녹색 뉴딜이 라고 하면서 녹색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그런 접근을 한 적이 있 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의 자생적인 경쟁력이 있는 기업과 산업의 출현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집중적인 특정분야 육성도 중요한 데, 그런 차원에서 저는 재생에너지나 에너지 분야에 그러한 정책이 중 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다음은 북방경제 설명해 주시겠습니다. 안철수 : 지금 현재 대북관계를 개선하고, 경제교류를 시작하면서 우 리가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개성공단이죠. 지금 1차 계획 정도도 아직 제대로 되고 있지 않습니다. 원래 계획했던 공장부지의 10분의 1 정도 활용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저는 농산물보다 공산품이 더 위기에 봉착한다고 봅니다. 2~3년 후면 모든 산업분야에서 중국이 우리를 다 따라잡을 것이고, 거기에서 기술력과 가격을 가지고 중국의 공산 품들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면 우리나라 중소기업들 살아남기 힘듭니 xvii
  • 19. 다. 그럴 때 개성공단을 이용해서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 다. 또한, 북한에 있는 많은 자원과 인프라 투자 하면서 다시 기회 를 가질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면 부산항을 기점으로 물류를 중국 이나 러시아까지도 연결해서 물류라든지 가스 파이프 라인이나 전 력선들, 예전에 손정의 회장을 만났을 때 그분의 구상이 글로벌 스 마트 그리드였습니다. 스마트 그리드라는 것이 한 국가 내에서 전력 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쓰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만약에 한・중・일・러시아까지 4개국 간에 전부 전력선들 이 연결되어 스마트 그리드를 가동한다면, 정말로 효율적으로 전력 을 나눠 쓸 수 있습니다. 모든 국가에 도움이 되고, 우리나라 원가가 일본보다 굉장히 낮은 편인데요. 남는 전력을 수출할 길도 열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앞으로 우리가 발전할 수 있는 여지 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돌발질문하나 드리겠습니다. 북한을 하나의 시장으로, 경제 권으로 만드는데 왜 대기업들이 소극적일까요? 홍종호 : 글쎄요, 주변의 많은 사람이 하는 얘기지만 북한과 우리가 연결만 된다면 파이프라인을 통해서 가스를 가져올 수도 있고 전력 망도 될 수 있고, 지금은 사실상 남한이 하나의 섬과 같은데요. 그런 면에서 엄청난 산업적인 기회가 있는 것이 사실인데, 통상적으로 하 는 얘기는 북한이 저렇게 위험한 상황에서 누가 투자를 하겠는가. 소위 컨트리 리스크(country risk)가 너무 높다는 것이죠. 그 부분은 저는 외교나 안보 전문가가 아니므로 깊이 드릴 말 씀은 없지만, 북방경제를 논하기 전에 과연 북한과의 어떤 외교적, 전략적 관계 개선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정치권의 고민이 선행되 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북방경제, 북한으로 시장을 열지 않아도 대기업들은 충분히 수익이 나니까 동기부여가 잘 안 된다는 측면도 있는 것 같고, 불안 하니까 가기 어려운 것 아닌가 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대기업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친화적으로 움직여야만 더 쉽게 열리고 더 안정적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문제의식이 있습니 다. 그런 점에서 개성공단에도 너무 중소기업만 있으니까 목소리가 너무 작게 들립니다. 큰 기업들이 들어가면 남북 간의 경제협력이라 는 것이 더 힘 있게 갈 수 있다는 얘기도 하던데, 그렇게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xviii
  • 20. 안철수 : 저도 동의합니다. 정부가 투자 안전 보장에 대해서 확실하 게 보장을 받아내고 거기에 따라서 대기업도 함께 진출하고 그런 그 림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이철희 : 북방경제까지 했고요. 이제 분배 복지문제 설명해 주십시 오. xix
  • 21. 안철수 “공정분배의 3요소 : 혁신성장 통한 일자리 창출, 시장감시강 화, 비정규직 해소” 홍종호 “비정규직 소득 보장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 필요” 안철수 : 분배문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되게 할 것인가. 그런데 모든 것을 다 포괄하지는 않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3가지 정도라고 봅니다. 일단 혁신경제를 통하면 일자리가 창출 된다는 것은 제 설명을 들으면 이해하실 겁니다. 그러면 일자리 창출 자체만으로도 민간소득 증대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많은 자영업자분들이 만약에 일자 리가 있다면 자영업보다는 취직을 택할 것이고, 그러면 여러 가 지로 소득증대가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 관행들 때문에 중 소기업이 제대로 이익을 못 내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정부가 제 대로 시장 감시를 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권한이 강화되고, 투 4. 공정성장론 : 공정분배 xx
  • 22. 명하게 활동을 한다면 저 문제도 많이 해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러면 중소기업도 직원들에게 좀 더 많은 보상을 줄 수 있는 여력이 생길 수 있는 셈이죠. 세 번째로는 비정규직 문제가 큰 문제입니다. 여러 가지 이야 기가 있습니다. 2년을 4년으로 늘리겠다는 것이 새누리당 안으로 알 고 있습니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결 국 저는 핵심적인 정책이 한 사람을 중심에 놓고 이 사람이 2년 이상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자리 자체 가 2년 이상 필요하다면 거기에 대해서는 정규직을 꼭 뽑아야 한다. 그렇게 일자리 기준으로 정규직을 뽑도록 하는 것이 더욱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가 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통해서 충분히 성장의 과실이 분배로 선순환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철희 : 홍 교수님께 여쭙겠습니다. 비정규직 문제가 단순히 고용의 유연성 이런 측면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대기업이나 기업들이 이익을 더 많이 내기 위해서 더 편리한 수단으로 비정규직에 집착하거나 많이 늘리거나 하는 측면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나라 비정규직 문제가 더 악화되어 있는 것 아닙니까? 홍종호 : 예, 그런 면이 있습니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로 비 정규직이 집중적으로 많이 증가해왔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소위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표방하면서 악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저도 학 교에서 학부생, 대학원생을 졸업시키면, 서울대를 나온 학생들도 실 제로 비정규직으로 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구조 적인 문제도 있기는 합니다. 기술 집약적인 경제구조로 바뀌면서 노동시장에서 격차가 커 지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지만, 정책적인 차원에서 문제들도 있어서 그런 문제들이 비정규직을 완화하고 일정한 소득을 보장해주기 위 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해고가 쉽고, 비정규직이 많아져도 복지만 잘 되어 있다면 그런대로 버틸 여력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그것조차 없는데 비 정규직으로 가면 삶이 황폐해지는 상황이 벌어지니까 그래서 우려 스럽다는 말씀입니다. xxi
  • 23. 안철수 “소득주도성장론은 한 부분, 기업 결심 없으면 실행 어려워” 홍종호 “정책 혼합이 중요, 임금주도성장에 일자리 창출 전략도 함께 수반해야” 이철희 “큰 방향 제시와 함께 당면 과제 해결도 노력해야” 이철희 : 문재인 대표가 가셨습니다. 공급주도 성장과 소득주도 성장과 공정성장 간의 차이가 무엇인지 짚어 주십시오. 차이를 설명해 주시죠. 안철수 : 계실 때 해야 하는데하는데…. (웃음) 지금 현재 박근혜 정부에서 공급주도성장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결국은 규제 철 폐해서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할 수 있게 해주면 거기에 따라서 고용이 증대되고 소득이 증대된다. 그 이야기인데요. 사실 MB정부 때 낙수효과 아니라는 것, 모든 사람이 다 알 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대기업 위주, 수출 위주, 제조업 5. 경제성장론 비교 xxii
  • 24. 위주 이런 패러다임에 여전히 갇혀 있는 상태에서는 경제위기 극복 못합니다. 이것은 명확한 사실이라고 봅니다.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해서는 맞는 방향인데, 저는 부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소득주도 성장론은 임금을 인상하면 구 매력이 생겨서 많은 내수가 촉진되고 거기에 따라서 기업이 다시 투 자하고 고용을 하고 선순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결심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 입니다. 현재 기업을 움직이게 할 정부 수단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 다. 그것이 가장 큰 고민입니다. 어떤 분은 그런 말씀 하셨습니다. 일 본에서 미국에서 지금 현재 임금인상하고 있으니까 그것이 맞는 것 아니냐. 그거 아닙니다. 왜냐하면, 일본 같은 경우는 인구감소가 이미 시작됐죠. 이미 우리나라보다 훨씬 전에 생산 가능 인구 감소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총인구감소가 시작됩니다. 제가 일본에 가서 물어보니까 기업 입장 에서 노동인구 자체가 부족해서 비정규직으로 공고를 내면 사람들 이 안 온답니다. 정부에서 시켜서가 아니고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사 람을 뽑을 수 있고 임금을 올려줘야 한답니다. 아베가 한다고 해서 그런데 아니고요. 그래서 국가마다 처해있는 경제 상황이나 사회인구학적으로 달라서 그것을 일본에서 하니까 우리도 될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 다. 지금 여전히 한국 기업들은 노동력 귀한 줄 모르고 움직이지 않 고 있다는 것이 소득주도 성장론에 가장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제가 오늘 설명해 드리는 공정성장론은 공정한 제도하에서 혁 신이 일어나게 해야 하고 그리고 그 혁신이 성장을 통해서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되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 우리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 는 길이다. 그런 말씀드립니다. 한계는 정부의 추진 의지가 있으면 되는 일입니다. 물론 저항도 많을 텐데요. 의지가 있고 제도가 있으 면 되는 일인데, 지금 현재 정부에서 의지가 없으면 힘든 일이 아닐 까 싶습니다. 이철희 : 제도를 바꾸려면 역시 정부나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바꿔야 하는데요. 소득주도성장의 한계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최 근에 워낙 소득주도성장을 많이 얘기하고, 그것이 현 정부가 취하고 있는 공급주도성장과 대비되는 지점이라, 소득 올려서 소비 늘려서 경제 성장하는 것 옳은 것 아니냐 이렇게 저도 받아들이고 있는데, 그게 좀 한계가 있다고 하니까 저도 좀 뜻밖입니다. 홍 교수님 어떻 게 보십니까. 홍종호 : 공급주도 같은 경우는 80년대 레이건 정부에서 세금 깎아 주면 투자 활력이 일어나서 심지어 세금이 더 걷힐 수도 있다 이런 xxiii
  • 25. 식의 사실, 이것은 그 후에 맞지 않는다는 것은 검증됐고요. 그래서 현 정부에서도 여전히 법인세를 움직이지 않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 구하고 최저임금을 올려야겠다. 소득주도 성장론의 일부분을 차용 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득주도 성장론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반 국 민에게 들었을 때 이것이 캐치프레이즈로써, 원래 이론적으로는 임 금주도 성장론이죠. 소득으로 확장을 해서 말씀을 하고 계시는데,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 입장에서 정책적인 수단이 뭐가 있 을까를 생각해 보면 일정한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 이것 외에 인위적으로 시장 에 개입해서 임금을 좌우할 수 없는, 기본적으로 임금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어서 그런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정성장론은 가장 최근에 등장한 것인데, 아까 말씀하신 것 중에 공정성장이 있으면 혁신을 가져온다. 이 부분의 링크가 사실은 구체적인 일자리정책이나 혁신정책이 수반되지 않으면 시장 자체를 만든다고 해서 획기적으로 혁신의 새로운 산업에 뛰어들 수 있는 여 건이 충분하겠는가에 대해서는 역시 검토해 볼만 부분이라고 생각 합니다. 이철희 :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것이 매력적이고 좋기는 한데, 정책수 단이 많지 않다는 말씀이고, 최저임금 올리는 것에 대해서도 우리나 라에서는 상당히 많은 공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랬을 경우에 생기 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경고도 일부에서 한 것으로 들었습니다. 우선 마음이 급합니다. 경제가 안 돌아가고 먹고 사는 것이 힘드니 까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임금을 올려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으 냐, 워낙 절박하니까 그런 요구들이 있을 텐데, 거기에 반해서 공정 성장이라는 것은 제도 바꿔서 가는 거면 시간이 좀 걸리는 문제라 서, 듣기에 따라서 좀 한가하다 이렇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 부분 을 보완해서 설명해 주십시오. 안철수 : 지금 초이노믹스 처음 할 때, 저는 나름대로 기대를 했던 측 면이 지금 현재 우리나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결국,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구조개혁인데요. 그 구조 개혁 자체가 굉장히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면 그 고통을 경감하기 위 해서 단기적인 경기부양을 하는 겁니다. 그런 순서로 나갈 줄 알았 습니다. 그런데 결국 중장기적인 구조개혁은 안 하고 단기적인 경기 부양만 했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공정성장론도 그 효과를 나타내 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개혁과제들을 우선으로 하고 단기적인 경 기부양책이나 산업정책들 가능하다고 봅니다. xxiv
  • 26. 이철희 : 단기적으로도 산업정책이나 경기부양을 통해서 먹고 사는 문제를 조금 풀어줄 필요가 있다는 말씀이시죠? 언뜻 들으면 이것 을 너무 차이에만 초점을 맞춰서 이해하면 다르게 이해할 여지가 있 을 것 같아서 부연설명을 부탁했습니다. 교수님도 그렇게 보시는 거 지요? 홍종호 : 각각의 용어가 직접 시사하는 바가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 이지만 결국은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이라는 것이 하나에만 국한되 는 것이 아니니까, 경제계에서 말하는 정책믹스, 정책혼합이 중요한 것이지요. 그래서 소득주도 성장론에서도 외국에서는 임금주도 성장을 얘기하면서 동시에 일자리 창출 전략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얘기를 계속합니다. 결국, 최저임금을 올려서는 현재 고용된 사람에게는 도 움이 될 수 있겠지만, 일자리를 찾는 사람에게는 아무래도 여기에 대한 학자들 간 논란이 있지만, 기업은 노동수요를 줄이겠죠, 그래 서 여러 가지 정책믹스가 같이 이뤄져야 성공적인 정책이 될 수 있 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제가 정치적 해법의 문제를 지적한 글을 보니까, 선거단위 로 해법이 제기되잖아요. 당장 다음 선거에 도움이 안 되는 해법이 라는 것이 설득력이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 정치권에서 주도하는 해법은 너무 단기적인 해법 을 주도하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면 중앙은행을 독립시켜 놓은 것 처럼 거기에 전문가가 선거에 구애받지 말고 안정적인 정책을 추진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봤는데, 대체로는 공감하 지 않습니다만 상당히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정치가는 다음 세 대를 생각한다는 현재의 정치인을 비판하는 그런 담론도 있기는 합 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방향으로 가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고 그것을 정치지도자가 얘기하지 않으면 그것은 비겁하다고 저는 생 각하는데,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노력은 또 필요합니다. 선거를 주기적으로 하는 의미도 없으니까 그 점을 보완해서 설명해 달라 그 런 주문을 드린 겁니다. 안철수 : 예전에 회사 경영할 때도 장기적인 계획만 세우면 단기적으 로 굶어 죽을 수 있고, 단기적으로 돈만 벌려고 하면 나중에 엉뚱한 곳에 가 있습니다. 그래서 느낀 것이 둘 다 필요하구나, 그래서 장기 적인 목표를 세우기 위해서 단기적인 노력을 해야 되는 것처럼 국가 경영도 저는 똑같다고 봅니다. xxv
  • 27. 이철희 : 그렇죠. 큰 병을 치료하려면 우선 잘 먹어서 체력을 건강하 게 해 놓아야 투병생활도 할 수 있으니까요. 홍종호 : 이철희 소장님 말씀하신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 다. 현 정부가 초저금리를 계속 유지하면서 마침 여기에 저유가에 환율이 높아지면서 경제가 활성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사 실입니다. 그런데 이것과 더불어 애초에 박근혜 정부가 처음 얘기했던 경 제민주화, 사회통합, 복지정책 등이 수반되었어야 하는데, 이런 것 들이 실종되고 부동산 경기부양에 올인하는 것처럼 보이니까 결국 은 내년도 총선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 하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다가 부동산 경기가 2017년도에 다시 요 동치는 것이 아닌가, 왜냐하면 올해 분양물량이 엄청납니다. 이게 삼 년 뒤면 다 지어지기 때문에 결국 시장가격이 다시 한 번 폭락하 는 그래서 경제위기가 대선 때 오는 것 아니냐 하는 지적을 하는 분 들도 있습니다. 단기적인 경기부양의 유혹을 정치인이라면 벗어날 수는 없지 만, 그래도 중장기적인 구조 개혁에 대한 노력을 계속해서 해야 한 다. 그것이 현 정부에 대한 제가 아쉬운 부분입니다. xxvi
  • 28. 안철수 “법인세율 정상화 등으로 공정한 조세체계 확립..중부담∙중복 지 국가로 나가야” 이철희 : 저희한테 주어진 시간이 75분이었습니다. 공정성장론 의 두 파트는 뛰어넘었죠. 제도를 어떻게 공정하게 할 것이냐, 생산적 복지 두 부분은 시간상 건너뛰었는데, 여러분한테 판단 을 여쭤보겠습니다.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을 읽었을 때보다 정말 정치인이 되어 간다. 이제는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는 느낌을 저는 받습 니다. 최근에 정치하는 사람 중에 그런 느낌을 제가 몇 분한테 받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한 만큼 진화가 빠르지는 않습니다만 많이 변화하고 있고 현실을 이해하고 있고, 정치의 힘을 자각하 는 것 같아서 저는 굉장히 반갑습니다. 다만 시간이 채워졌습니다. 마무리 발언을 들을지 추가 설 명을 들을지 여러분께 여쭙겠습니다. 설명을 좀 더 듣도록 하겠 습니다. 6. 공정성장론 : 생산적 복지 xxvii
  • 29. 안철수 : 우선은 생산적 복지에 앞서서 조세제도가 있습니다. 복지라 는 것이 돈이 필요하고 그러면 세금을 어떻게 걷을 것인가 하는 문 제가 있습니다. 복잡하지만 저는 두 가지만 간단하게 말씀드립니다. 세금을 걷을 때 우선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말을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러면 어디에 소득이 있는가를 보면 됩니 다. IMF 이전에 경제성장률과 보통, 경제성장에 따른 과실을 세 주 체가 나누죠. 하나는 기업, 하나는 노동자, 하나는 국가입니다. 그렇 게 나눠 가집니다. IMF 이전에는 경제성장률과 기업소득증가율과 가계소득증가 율이 거의 비슷했습니다. 세수 증가율은 조금 더 높았습니다. 그런 데 IMF 환란 이후에 벌어진 일은 경제성장률보다 가계소득증가율 과 세수증가율은 낮아졌습니다. 오히려 기업소득증가율은 경제성장 률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즉 IMF 환란 이후로는 하나의 소득 중에 서 기업이 가져가는 몫이 더 커진 겁니다. 그래서 법인세율 정상화가 꼭 필요하다는 말씀을 그래서 드리 는 겁니다. 정상화라는 것이 이명박 정부 때 법인세를 많이 낮췄습 니다. 그 결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느냐 하면, 이익 5천억 기준으로 말씀드릴게요. 엄청난 돈인데, 어떤 기업에서 5천억 이상 이익을 낸 기업들의 실효세율은 16% 정도입니다. 5천억 이상 벌었을 때, 그런 데 5천억 이하로 벌었을 때 18% 정도입니다. 돈을 더 적게 번 기업 들이 실효세율이 더 높습니다. 이런 것들 바로 잡아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저는 법인세 정상화 필요하다 그렇게 얘기합니다. 새누리당에서 정부에서 그것 을 지금 막고 있고, 그 논리 중에 하나가 OECD 중에서 법인이 내는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고 하는데 그것은 당연한 것이, 더 많은 부를 기업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같은 베이스에서 비교해야지, 구조가 다른데 다른 통계 자료를 가지고 하는 것은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법인세 정상화를 하고, 소득이 있는 곳에서 세금이 있으니까. 그리고 누진제가 되어야 합니다. 즉 많이 벌면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아야 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5천억 이상 기업의 실효세율이 더 낮다. 이런 것 바로 잡는 것도 정상화 일환이겠지요. 그런 것을 통 해서 정의로운, 공정한 조세제도 확립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덧붙여, 생산적인 복지라고 말씀드린 것이, 여러 가지 복지가 사회적인 약자들에 대한 안전망이 우선이겠지요. 그다음 순서로 해 야 할 복지가 저는 생산적인 복지입니다. 즉 혁신성장과 연결되는 복지, 크게 세 가지 분야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어르신들, 장애인들이 자활할 수 있는 복지입니다. 두 번째는 맞벌이라든지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보육 서비스 부분 입니다. 그분들에게 더 혜택을 드리는 거죠. 세 번째로는 명예퇴직, xxviii
  • 30. 조기 퇴직 한 분들에게 국가가 책임지고 재교육시키고 일자리를 마 련해준다든지, 또는 한번 실패한 사업가가 다시 재도전 기회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쪽이 복지의 역할입니다. 이런 대표적인 세 가지 분야들이 성장과 직접 연결되는 그런 복지들입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복지도 우선순위를 정해 접근하 면 훨씬 더 많은 복지재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성장을 통해서, 그래 서 사회적인 약자들을 더 잘 도울 수 있다. 그런 생각입니다. xxix
  • 31. 안철수 “공정거래위원회의 독립성 및 권한 강화 필요..투명성도 함께 높여야” 홍종호 “생산적 복지 그 자체를 통해 일자리 만들어낼 수 있어” 이철희 : 공정한 제도도 설명해 주시지요. 안철수 : 그래서 지금 설명해 드린 이런 방대한 부분들, 제가 정 책과제들을 뽑아 보았습니다. 그래서 10대 정책과제를 지금 만 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그중에 하나가 공정한 시장을 위한 공정거래위원회 권한 강화입니다. 제가 독일에 가서 보니까 원래 독일의 공정거래위원회가 통일 이전에는 베를린에 있었답니다. 그런데 통일이 되고 나서 경제부처들이 전부 베를린으로 오게 되니까 오히려 공정거래위 원회를 본으로 다른 도시로 이동시켰습니다. 7. 공정성장론 : 공정제도 xxx
  • 32. 왜 그런 일이 발생했냐 하면,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부처와 싸 우는 데랍니다. 준사법기관이니까 싸워야 합니다. 그런데 한 도시에 서 식당에서도 마주치고 얼굴을 자주 보면 치열하게 싸우는 것이 조 금 줄어들지 않을까. 그 걱정 때문에 얼굴을 안 보려고 다른 도시로 옮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나라와 정말 다르구나. 우 리나라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제부처의 한 부분처럼 하지 않습니 까. 그러면 그거 제대로 일 못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 주장은 지금 공정거래위원회를 부총리급으로 위상 을 강화하고, 공정거래위원들도 비상임이 많습니다. 상임을 늘리고, 임기도 지금 3년인데요. 미국은 대통령 임기보다 더 긴 5년입니다. 그래서 한 대통령이 공정거래위원 전원을 바꾸고 이러지 못하게 하 려고, 그래서 임기도 늘리고 국회 동의도 받고 그렇게 독립성을 강화 하고 권한도 강화하고, 위치도 지금 경제부처와 함께 세종시로 간 것도 서울이라든지 다른 도시로 옮겨야 합니다. 그리고 투명성도 증가시켜야죠. 지금 여러 가지 판단한 것들에 대해 공개를 하지 않고 있는데, 그거 잘 못된 겁니다. 권한을 강화하 는 것과 비례해서 모든 결정 과정의 회의록을 투명하게 공개를 하도 록 만들고, 권한을 강화하고 그런 것들이 병행되어야 된다는 겁니 다. 그리고 조치들도 기업도 분할할 수 있는 권한도 명시하고 그게 지금 생각하고 있는 10대 입법과제 중의 하나인 공정거래위원회 개 혁방안입니다. 나머지들도 정리되는 데로 한번 기회를 가지겠습니 다. 이철희 : 혹시 우리 안철수 대표가 빠진 것이 있으면 홍 교수님께서 부연설명 해주시죠? 홍종호 : 부연하자면, 생산적 복지 같은 경우에 분야별로 말씀하셨는 데, 복지 자체가 하나의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 하는 내용이 있습 니다. 최근에는 사회적 기업, 사회적 경제라는 분야가 혁신적으로, 국정은 통상 정부가 주도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시장 경제적인 아 이디어를 가지고 정부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달성하 고자 하는 이런 분야가 있습니다. 이런 것도 하나의 생산적인 복지 가 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생산적 복지라는 것이 그 자체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분야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철희 : 김대중 정부 때 생산적 복지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복지가 생산적으로 효용을 갖는다는 점을 부각하는 것 같은데, 그 말이 나 xxxi
  • 33. 온 전제는 그간에 나온 복지는 소비적이었고 낭비적이었다는 것을 전제하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썩 좋은 용어라고 보지는 않거든요. 약간 불쾌감도 있는데, 대한민국이 복지가 생산적으로 가야 한다고 할 정도로 복지가 되어 있느냐, 복지가 좀 되고 나서 생산적이다 이 렇게 얘기해야 하는데, 너무 일찍 담론이 들어와서 복지가 확대되는 데 장애를 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안철수 : 지금은 시기가 됐다고 봅니다. 지금은 이제 복지에 대해 국 민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고, 담론 수준들도 예전과는 다르게 높아져 있지 않습니까. 지금이 저는 이야기를 꺼내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공 론화하고 같이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적기라고 봅니다. xxxii
  • 34. 안철수 “국민 먹고사는 문제에 제대로 된 해법 제시..신뢰 쌓는 계기” 홍종호 “구체적인 경제 전략과 정책 과제 함께 고민하는 자리” 이철희 : 공정성장론 설명은 거의 들었습니다. 역순으로 홍 교 수께서 마무리 발언해주십시오. 홍종호 : 제가 정치인과 이렇게 좌담할 기회가 많이 없었습니 다. 느낀 것은 여당, 야당을 떠나서 우리나라의 지도자인 정치 인들이 경제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단순한 비전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전략과 정책과제를 같이 고민한다는 것 이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오늘 이 자리만 이 아니고 어제부터 열리고 있는 정책엑스포가 갖는 큰 의미 가 아닌가 합니다. 8. 마무리 발언 xxxiii
  • 35. 안철수 : 제 지역구가 노원구입니다. 노원구가 여러분 아시다시피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에 65세 이상 어르신 숫자가 가장 많고, 장 애인 가장 많이 살고 계시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가장 많이 살 고 계십니다. 서울에서 가장 어려운 곳입니다. 노원구 중에서도 제가 있는 상계동은 더 어려운 분들 많이 살 고 계십니다. 이런 이유로 제가 보건복지위원회 가게 됐습니다. 제 가 등원하면서 더 예전, 대선 때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던 비전이 우리나라가 다 함께 잘 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겠다. 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등원하면서도 마찬가지였고, 노 원구에 정착하면서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노원구에서 매 달 여러분들을 뵙습니다. 지난번에는 환경미화원들 뵙기 위해서 구청에 있는 휴게소 찾아가서 직접 뵙고 말씀 나누고, 작년에 국정 감사 직전에는 어린이집 원장님들 만나서 말씀 듣고, 최근에는 장 애인분들 뵙고 말씀 들었습니다. 최근에 장애인분들 만나고 들은 이야기 중에, 청각 장애인인 데요. 복지카드 신청을 했답니다. 그랬더니 본인 확인하러 전화가 왔답니다. 들을 수가 없는데. 그래서 석 달, 넉 달 고생해서 겨우 카 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현장의 목소리가 이래서 중요한 것이구 나.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제도적인 무관심으로 어려운 분들이 참 많은 곳이 이곳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공정성장론도 주민들과 이야기 나누던 곳에서 싹 텄습니다. 야당에 대한 평가를 많이 듣게 되는데, 정작 우리가 정권을 잡으면 어떻게 하겠다.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면 저 사람들 이 야당이 정권을 잡으면 불안한 겁니다. 능력에 대해서 확신이 없 는 겁니다. 불안한 겁니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래서 정책엑스포가 적절한 시기에 필요하다는 생각이고 이 분야에 대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서는 야당의 전 의원들이 각 자가 가지고 있는 성장 담론을 내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했으면 좋 겠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판단하고 그런 과정 중에 신뢰가 싹트 고 관심이 높아지지 않겠습니까. 제가 생각하는 공정성장론도 우리의 비전, 함께 잘 사는 정의 로운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과 ‘정의로운’을 함께 담은 겁니다. 우리가 지금 현재 위기를 뚫고 나갈 길이라고 저는 굳게 확신하고 있습니다. 오늘을 계기로 저도 열심히 다듬을 생각이고, 야당 내에서 또 는 국회에서 새누리당과 우리 새정치민주연합이 건전한 경쟁을 xxxiv
  • 36. 통해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해법, 함께 잘 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 내놓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맙습니다. (끝) xxxv
  • 37. 1판 1쇄 펴냄 2015년 4월 13일 기획 김태형 편집 김우곤 정리 김영훈 사진 방영문 펴낸곳 국회의원 안철수의원실 전자우편 ahncs.kr@gmail.com 트위터 @ahncs111 안철수의원실, 2015 이 책의 내용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저작권자와 안철수의원실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xxxvi 공정성장론 2015 ‘다 함께’ 정책엑스포 혁신경제 파트 안철수의 ‘한국경제 해법찾기’ 시리즈 특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