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 속속 인터넷에 연결되기 시작하고 있으
며, 이들은 인터넷이라는 가상세계를 통해
다른 사물들과 연결되고 있다.
어떤사물이인터넷에연결되거나혹은인터
넷을 통해 다른 사물과 연결된다는 것은 그
사물로 하여금 본질적인 가치 외에 다양한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최근에
출간된 저서 <냉장고를 공짜로 드립니다>
김학용
순천향대학교
IoT보안연구센터 교수
사물인터넷의
사용법과 업무 활용
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그동안 음식을 신선
하게 보관하기만 하면 됐던 냉장고는 냉장
고 안의 재료를 바탕으로 요리 전문가와 연
결되어 적당한 요리를 추천해 주기도 하고
할인마트와 연결되어 필요한 식재료를 주
문하는 데도 이용될 수 있다. 물론, 이외에도
음성명령을 통해 집안의 가전제품을 제어하
거나 가족들에게 안부나 메모를 전할 수도
있다.
스마트 냉장고의 사례에서처럼 어떤 사물이
제공하는가치가다양해진다는것은그사물
이 제공하는 전체 가치가 커진다는 것을 의
미하며 이는 지난 세 차례의 산업혁명으로
인한 풍요로움과 결합되어 사람들로 하여금
물리적인 제품 그 자체보다는 그 제품이 제
공하는가치를더욱중요하게생각하도록만
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제품을 소유하는
것보다는그제품을더효과적으로이용하거
나더다양하게활용하도록만들고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은 사물인터
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5G와 같
은 디지털 기술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시
대에도 대량생산이나 비용절감과 같은 기존
의 관점으로 세상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미
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안정성을 중시하는 공공기관은 물론 보수적
인 조직이나 집단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
타난다.
기존 시스템의 한계
그동안 산업시설이나 공공시설에 사용되던
장치나 설비들은 개별적으로 이용 및 관리
되거나 혹은 동일한 유형의 장치, 설비들을
통합하여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
런 장치들은 주로 보안성이 뛰어난 유선통
신기술이나 개별 산업에 특화된 무선통신기
술을 통해 구내(On-Premise)의 어딘가에 존
재하는 서버에 연결되어 이용되었는데, 이
를 두고 사물통신 혹은 M2M(Machine-to-
Machine)이라 부른다.
이런 방식이나 시스템 구조는 해당 장치나
시스템에 대한 접근 권한이 있는 일부 사용
자들만 장치나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아주 사소한
기능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도 매우
복잡한 절차를 거치도록 만들었다. 결국, 비
싼 장치나 시스템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제한될 수밖에 없었으며 사용자 혹은 관리
자의 역량이나 의지에 의해 크게 좌우되기
도 했다.
또한, 이런 장치들이 제공하는 기능이나 가
치들은 사후적인(reactive) 성격이 강했다.
즉, 장치나 설비들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바
탕으로이미발생한상황에대응하는식이었
다. 물론, 데이터 분석 기능 혹은 예측 기능이
포함된일부시스템들이나현장에대한경험
과 암묵지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에 의해
어떤상황이발생하기이전에대응하는것도
가능하기는했지만제한적이었다.
연결에서시작되는일하는방식의변화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69년 발명된 인
터넷은 1995년 상용화 이후로 빠르게 세상
을 바꿔 나가고 있다. 인터넷은 그동안 오프
라인에만 존재하던 비즈니스를 온라인으로
전환시켰으며 개별 시설에만 존재하던 응용
서버들을 인터넷 상의 클라우드로 이전시켰
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 등장한 3G 기반
의 고속 무선이동통신 서비스는 서버의 클
라우드화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어떤 응용 서버가 구내가 아닌 클라우드에
존재한다는것은시스템구조차원에서는물
리적인서버의위치가달라진다는것외에는
커다란 차이가 없다. 그러나, 서버의 클라우
드화는시스템구축및운용을효율화함으로
써관련비용을절감하며기존과는차별화된
관리를가능하게하며이용의편리함을제공
하게 된다. 그리고, 그동안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데, 어떤 상황에 대
한 사전적(Proactive)인 대응을 가능하게 하
며 관련된 정보의 공개를 통해 객관성과 신
뢰성을제공할수있다는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사물인터넷, 빅데
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과 같은 디지털 기
술들이며, 이런 디지털 기술들을 이용해 기
존의 일하는 방식과 사고 방식, 어떤 조직의
문화 및 경영 방식까지 바꾸는 것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 한다. 그리고, 디지
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다양한 장비 및 설비
는 물론 개별적인 사업 요소들을 인터넷에
연결시키고 이들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만
들어주는 사물인터넷에서 시작된다.
I n t e r n e t o f T h i n g s
새로운 시대의 개막
초연결성(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성
(hyper-intelligence)으로 대표되는 4차 산
업혁명 시대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기존
에 개별적으로 존재하고 개별적으로 이용되
던 다양한 형태의 사물들은 유무선 통신기
술이나 이미지 인식 기술, 센싱 기술 등을 통
047046 2019 winter vol. 14
지방공기업 강좌지방공기업 지평
2. 디지털 쌍둥이가 만드는 새로운 가치
어떤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된다는 것은 단
순히 그 사물이 유무선 통신기술을 이용해
서 인터넷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게 된
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떤 사물이 인
터넷에 연결된다는 것은 현실세계에 존재
하는 사물들의 디지털 쌍둥이(Digital Twin)
가 인터넷 상에 혹은 가상세계에 만들어진
다는 것을 의미하며,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사물과 가상세계에 존재하는 디지털 쌍둥이
가 자신들에게 어떤 변화가 발생하면 그 내
용을 즉시 상대방에게 반영시킬 수 있게 된
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어떤 사물과 그
사물의 디지털 쌍둥이의 상태가 함께 움직
이는 것을 두고 사이버물리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 혹은 CPS)이라고 한다.
디지털 쌍둥이와 사이버물리시스템의 개념
을 이미 산업 분야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되
어 왔던 것이지만, 아직 이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반 가정에
서 쉽게 볼 수 있는 간단한 사례를 하나 생
각해 보기로 하자. 아래 그림에 보이는 것처
럼 인터넷에 연결된 침대가 있고 그 침대의
디지털 쌍둥이를 BED라고 한다면, 내가 침
대에 눕는 순간 침대는 누군가가 침대에 누
웠다거나 김학용이 침대에 누웠다는 사실
을 BED에게 알리게 된다. 그리고, 그 누군가
가 침대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다가 잠에 들
게 되면 잠에 들었다는 사실도 실시간으로
BED에게 알리게 된다.
이 말은 우리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
해서 혹은 인공지능 스피커나 다른 사물인
터넷 장치를 이용해서 침대의 디지털 쌍둥
이인 BED에 접속하게 되면 지금 누가 침대
를 이용하고 있고 그 이용자의 상태가 어떤
지를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물
론, 여기에는 BED에 대한 접근 권한이나 사
용자 정보 보호와 같은 내용들이 함께 수반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내용
은 따로 언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그리고, 침대가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침
대 이용자가 잠에 들면 텔레비전을 끄거나
형광등을 꺼줄 수도 있게 된다. 침대의 디지
털 쌍둥이인 BED가 침대 이용자가 잠에 들
었다는 사실을 텔레비전이나 형광등의 디지
털 쌍둥이인 TV와 LAMP에게 전달하면, TV
및 LAMP가 텔레비전과 형광등에게 전원을
끄라는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은 이 시나리오를 보고 자동화
(Automation)나 자율화(Autonomy)를 떠올
릴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하지
만,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자동화나 자율화
에 따른 효율성이나 편리함보다는 현실세계
에서 전혀 상관도 없었던 침대와 텔레비전
이, 침대와 형광등이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
어 동작함으로써 이용자에게 새로운 고객가
치를 제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개념을조금더확대하면취침시간이
나수면패턴처럼침대에서생성되는데이터
는야식배달사업자나수면질환치료센터혹
은 수면용품 판매자들에게도 새로운 고객가
치를 제공하게 된다. 물론, 침대가 제공하는
새로운고객가치가이들몇몇사업자에국한
되는 것은 아니다. 침대가 제공하는 새로운
고객가치는 어떤 정보를 어떤 서비스 혹은
어떤다른사물과연결해서이용하느냐에따
라무궁무진할것이기때문이다.
창의적인 관계의 발견이 필요한 때
앞의 시나리오를 듣고 나면 디지털 쌍둥이
와 사이버물리시스템이 사물인터넷은 물론
4차 산업혁명이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의 핵심 개념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개념들은 일
반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뿐만 아니라 산업시설이나 공공시설에도 그
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예를 들면, 보행자의 움직임이나 스마트폰
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감지하는 식으로 사
람의 유무를 파악하여 가로등의 밝기를 조
절하거나 일정시간 조명을 끄는 스마트 가
로등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연결이라는 것
은 유무선 통신기술을 이용해서 장치들을
연결하는 것만 생각했지만, 이제는 사람이
나 지나가는 자동차처럼 기계적인 장치도
아니고 시스템에 등록된 것이 아니더라도
이들과의 연결 관계를 이용하여 새로운 이
용자 가치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전혀 관련도 없다고 생각했던 데이터
를 시설 관리나 대고객 서비스 개선을 위해
서도 활용할 수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충격 감지 정보다. 차
량에 설치된 블랙박스나 스마트폰에 설치된
내비게이션 앱은 차량이 도로에 형성된 포
트홀이나 장애물을 지나갈 때 발생하는 충
격정보를 생성할 수 있는데, 이 정보를 이용
하면 커다란 노력이나 비용 없이도 도로의
보수관리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특히 커넥티드카의 보급이 확대되고 있고
머지않아 자율주행차들이 늘어나게 되면 차
량에는 충격을 감지하는 센서는 물론 도로
의 상황이나 도로 주변의 시설물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센서들이 탑재될 가
능성이 높다. 따라서, 도로나 도로 주변의 시
설물을 관리하는 기관에서는 자율주행차의
센서 정보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들도 고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이외에도 급증하는 1인 가구나 독거노
인들과 관련된 문제 해결에도 사물인터넷
기술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면,
CCTV가 내장된 스마트 도어락은 출동보안
서비스와 결합되어 혼자 사는 여성들의 안
심귀가를 위해 활용될 수도 있으며, 인형모
양의 인공지능 스피커는 체계적으로 준비된
질문이나 대화를 선제적으로 시도함으로써
노인들의 고독사 방지 및 정신적, 육체적 건
강관리를 위해서도 이용될 수 있다.
신뢰의 확보가 중요
세계적인 네트워크 장치 제조사인 시스코
시스템즈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
들은 2021년에 1인당 약 12대의 사물인터넷
장치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4인
가구 기준으로 50대에 달하는 것으로 미국
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지금까
지 살펴본 것처럼 인터넷에 연결되는 장치
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생
활 서비스는 물론 공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
이 사용자 정보의 보호 및 사물인터넷 장치
의 안전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스마트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적절
한 사용자 정보의 활용이 전제되어야 하지
만, 이를 위한 정보의 수집, 보관, 보호, 활용,
폐기에 대한 체계적이고 이중화된 관리 체
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이러저러한 이유로 그동안 미뤄 두었
던 사물인터넷 디바이스의 보안성도 꼼꼼히
챙겨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공공 서비스를
위한 사물인터넷 장치들은 필수적으로 정부
가 마련한 IoT 보안인증 서비스를 받도록 하
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혹은 한국지
역난방공사처럼 자체적인 IoT 및 모바일 보
안가이드를 마련할 수도 있다. 신뢰할 수 없
는 장치들을 연결하고 이용하는 것은 현관
문을 열어두고 여행을 떠나는 거나 마찬가
지이기 때문이다.
그림 1 디지털 쌍둥이와 사이버물리시스템의 개념
그림 2 도로 손상까지 확인하는 랜드로버의 자동차
그림 3 독거노인들을 위한 인공지능 인형
049048 2019 winter vol. 14